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공여 및 위증 피의자로 구속될 위기에 처하면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삼성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 등 오너(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지주회사 전환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삼성이 이재용 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궁극적인 도달점이 지주회사 전환”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도 하고 싶고, 시장도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과 증권가에서는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가 거론됐지만 삼성전자가 이를 공식화하지 않다가 지난해말에야 수면 위로 꺼냈다.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주주 자격으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라고 제안했다.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0.62%를 매입한 뒤 주주 제안을 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가려웠던 곳을 엘리엇이 긁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가 먼저 얘기 꺼내기 힘들었던 사안을 엘리엇이 공개적으로 제안하면서 삼성에게 지주회사 전환의 명분을 던져줬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엘리엇에 화답했다.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등 주주가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표한 것이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한다는 얘기였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함께 협업하고 있으며, 검토하는 데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구속 위기에 놓이면서 이런 일정도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됐다.
외부 전문가들과의 검토 끝에 최적화된 지주회사 전환 방안을 마련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이를 승인하고 결정할 사령탑이 부재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너가 구속된다면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중요한 의사결정 사안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불고 있는 경제민주화 바람도 삼성에는 악재다. 야당은 기업 분할 때 자사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큰 암초를 만나게 된다.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의 최대 장점이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을 통해 천문학적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민주화 바람과 관련해 “삼성은 당분간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주주·여론의 신뢰도 제고를 통한 오너 일가의 경영 능력 입증, 정당성 확보에 매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경영 현안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무기한 봉인 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삼성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 등 오너(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지주회사 전환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삼성이 이재용 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궁극적인 도달점이 지주회사 전환”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도 하고 싶고, 시장도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과 증권가에서는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가 거론됐지만 삼성전자가 이를 공식화하지 않다가 지난해말에야 수면 위로 꺼냈다.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주주 자격으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라고 제안했다.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0.62%를 매입한 뒤 주주 제안을 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가려웠던 곳을 엘리엇이 긁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가 먼저 얘기 꺼내기 힘들었던 사안을 엘리엇이 공개적으로 제안하면서 삼성에게 지주회사 전환의 명분을 던져줬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엘리엇에 화답했다.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등 주주가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표한 것이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한다는 얘기였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함께 협업하고 있으며, 검토하는 데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구속 위기에 놓이면서 이런 일정도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됐다.
외부 전문가들과의 검토 끝에 최적화된 지주회사 전환 방안을 마련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이를 승인하고 결정할 사령탑이 부재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너가 구속된다면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중요한 의사결정 사안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불고 있는 경제민주화 바람도 삼성에는 악재다. 야당은 기업 분할 때 자사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큰 암초를 만나게 된다.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의 최대 장점이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을 통해 천문학적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민주화 바람과 관련해 “삼성은 당분간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주주·여론의 신뢰도 제고를 통한 오너 일가의 경영 능력 입증, 정당성 확보에 매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경영 현안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무기한 봉인 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