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100만원’ 시대…용산·서초·성동 順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100만원’ 시대…용산·서초·성동 順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입력 2023-12-11 09:08
수정 2023-12-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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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뛰고, 고금리에 전월세전환율 상승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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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사진 픽사베이
서울의 한 아파트. 사진 픽사베이
올해 서울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차인이 부담하는 평균 월세 금액이 1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기간 집값이 급등한 데다 고금리 장기화 추세 속에 최근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는데 이어 월세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11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된 아파트 월세(보증금은 제외) 계약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거래된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금액은 102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 평균 90만원에 비해 12만원(13.3%) 오른 수치이며, 집값이 하락 추세로 전환한 지난해 98만원에 비해서도 4만원이 뛰었다.

월세 금액이 급등한 것은 올해 가을부터 전셋값이 오른 데다, 고금리 여파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이 동반 상승한 영향이 크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2021년 평균 4.1%에서 지난해 4.3%로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평균 4.7%까지 뛰었다.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 기조가 월세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전세 사기 여파로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고액 전세 임차인 중 일부는 보증금을 월세로 돌린 영향도 있었다.

특히 금액별로 100만원 초과 고액 월세 비중이 증가 추세다. 서울 아파트의 100만원 이하 월세 비중은 2021년 71.7%에서 지난해 68.3%, 올해 들어선 11월까지 66%까지 감소했다. 반면 2021년 28.3%였던 100만원 초과 월세 비중은 지난해 31.7%에서 올해 34%로 증가했다. 올해 계약된 월세 임차인의 3분의 1이 월 100만원 이상의 임대료를 지급한 것이다.

최근 3년간 500만원 초과 초고가 월세 비중은 큰 변화가 없는 데 비해 1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의 비중은 2021년 27.6%에서 지난해 30.8%, 올해는 33%로 눈에 띄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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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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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별로는 용산구의 평균 월세가 20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한남더힐 등에서 고액의 월세 계약이 많은 영향으로 보인다. 또 아크로리버파크, 반포자이 등 고가주택이 많은 서초구가 평균 176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아크로서울포레스트, 트리마제 등 고가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고액 월세 계약이 발생한 성동구가 172만원, 이어 강남구 156만원의 순으로 높았다.

월세 부담이 커지자 월세를 전세로 돌리려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비중은 커지고 월세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52.4%까지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올해 1월 44.8%로 감소한 뒤 지난 11월에는 연중 최저 수준인 36.3%까지 떨어졌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최근 3년간 초고가 구간인 500만원 초과 월세 비중은 1% 미만(0.8∼0.9%)으로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며 “100만~500만원 이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일반 도시 근로자들의 월세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역전세난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내년 서울 등 수도권의 입주 물량 감소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월세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금리 하락으로 전월세전환율이 떨어져도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더 오르면 월세 부담도 덩달아 커진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 전세시장 불안에 대비해 전셋값 안정과 임차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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