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비자, 지출줄여도 첨단 IT제품은 구입

美소비자, 지출줄여도 첨단 IT제품은 구입

입력 2010-08-05 00:00
수정 2010-08-0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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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의류업계 “IT가 장사망친다” 불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고교 교사 데이비드 우(25)는 지난 2년간 첨단 휴대전화와 대형 TV 등의 전자제품을 사는데 4천달러를 지출했다.

 그는 컴퓨터 같은 제품은 계속 진화하기 때문에 신형 제품을 구입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만 토스터나 전자레인지는 작동하기만 하면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극심한 경기침체의 여파로 세탁기나 가구,의류 등의 품목에 대한 소비는 줄이면서도 최신형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폰,평면TV 등의 첨단 IT제품에 대한 소비는 꾸준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미국 상무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동안 TV와 컴퓨터,비디오,전화 등의 제품 구입에 대한 지출규모는 경기침체 전이었던 2007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1.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탁기,냉장고 등 백색가전에 대한 지출은 같은 기간 3.6%가 줄었고 가구는 11%나 급감했다.

 전체적으로 미국 소비자가 올 상반기에 내구재 구입에 지출한 금액은 5천34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9% 늘어난 것이지만 2007년 상반기보다는 7.5%가 줄어든 수준이다.

 상무부는 전날 6월 소비지출이 전달과 변동 없이 보합을 기록했고 6월 저축률은 6.4%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IT제품 판매 증가는 미국 경제 전반에 여파를 남기고 있다.

 제조업종 중에서는 이와 관련된 업체들만 실적이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의류,가구 업계에서는 IT업계가 자신들의 매출을 빼앗아간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 모니터와 스마트폰 등의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유리를 생산하는 코닝은 2.4분기 순이익이 49%,매출이 23%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신학기 개학에 대비한 대목을 앞둔 의류.소매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이나 게임기 등과 연계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리서치업체인 IHS글로벌 인사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크리스토퍼는 첨단 전자제품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들 제품의 매출만으로 경기를 회복시키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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