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거래 338만대로 신차의 2배 넘어
이어지는 경기불황 속 신차 소비가 주춤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 전반에서 중고 시장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밝은 시장 전망에 외국 기업도 눈독을 들인다. 핀란드의 마스쿠스와 일본의 카치스홀딩스는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마스쿠스는 헬싱키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으로 전 세계 53개국에 진출해 있는 중고차 전문 회사다. 카치스홀딩스 역시 막강한 엔화 경쟁력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한 대형 중고차 업체다. 수입차 업계도 중고차의 품질을 보장하는 공식인증 서비스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미 중고차를 판매 중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에 이어 폭스바겐과 아우디도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인증 중고차를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판매 수수료 외에 정비센터 수익, 판매된 자사 차의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중고차 판매에 나서는 이유다.
비교적 투명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 ‘중고차 경매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글로비스, SK엔카 등 대기업 계열사가 경매사업에 진출한 가운데 최근 kt렌탈이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경매장을 개장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체 중고차 거래의 60%가 경매로 이뤄지는 일본에 비해 경매 비중이 10% 미만인 국내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버려지는 중고부품을 재사용하려는 움직임도 빠르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80만여대의 차량이 폐차되지만 투명한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멀쩡한 중고부품까지 재사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국토교통부와 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가 공동으로 만든 ‘지파츠’(www.gparts.co.kr)가 문을 열었다. 판매 제품은 모두 중고지만 부품이력제 등을 통해 100% 교환과 환불이 가능하다. kt렌탈 관계자는 “겉보기엔 예쁘지만 사실 속은 쓰고 시다는 점을 들어 흔히 중고차 시장을 레몬마켓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면서 “이런 세간의 부정적 인식을 넘어 꾸준한 신뢰를 쌓는다면 중고차 시장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4-04-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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