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전기차 개조 ‘EV컨버전’ 시장
미국과 영국서 활발…국내서도 관심 커져
역사 수놓은 명차들 전기차로…수억원 호가
전기차로 개조된 1세대 디펜더
미국의 자동차 튜닝 업체 ECD오토모티브가 랜드로버의 1세대 ‘디펜더’를 전기차로 개조했다. 개조된 디펜더에 전기차 충전기가 꼽혀 있다. ECD오토모티브 홈페이지
영국, 미국서 활발…나만의 ‘클래식 전기차’EV컨버전은 자동차 튜닝 시장이 큰 영국과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다. 2019년 영국에서 설립된 EV컨버전 전문 업체 ‘에버라티’(Everrati)는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유럽의 명차들을 전기차로 바꿔주는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 랜드로버의 클래식 디펜더와 ‘레인지로버’를 시작으로 포르쉐의 ‘911’, 1960년대를 풍미했던 메르세데스벤츠의 ‘280 SL 파고다’에도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달아준다.
영국 EV컨버전 전문 업체 에버라티가 개조한 전기차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메르세데스벤츠 280 SL 파고다, 랜드로버 1세대 디펜더, 포르쉐 911
280 SL 파고다‘디펜더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커스텀 차량을 제작해주던 미국의 튜닝 업체 ‘ECD 오토모티브’도 최근 사업을 확장해 ‘전기 랜드로버’와 ‘전기 재규어’를 만들고 있다. 재규어라는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E-타입을 전기차로 복원해주겠다고 나서면서 클래식카 애호가들을 열광케 했다. ECD 오토모티브는 테슬라에서 확보한 리퍼브 배터리·모터를 전기차 개조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퍼브는 불량품이나 반품을 일부 수리해 파는 상품을 말한다.
전기차로 돌아온 클래식 미니
영국 데이빗존스오토모티브가 개조한 클래식 미니. 주행거리는 180㎞ 정도지만 가격은 2억원을 넘어선다. 데이빗존스오토모티브 홈페이지.
튜닝 시장 작은 한국에서는?클래식한 감성과 첨단 기술을 동시에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일부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관심이 뜨겁다. 현대자동차가 ‘원조 사장님 차’, ‘각그랜저’ 등의 애칭으로 불리는 1세대 ‘그랜저’를 전기차로 복원한 콘셉트 이미지가 각종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고, 과거 현대정공의 ‘갤로퍼’를 전기차로 바꾼 ‘갤로퍼EV’ 상상도가 인터넷에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자동차 튜닝 시장이 너무 작고 관련 법 규정도 미비한 한국에서 올드카를 전기차로 개조해 몰고 다니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기차로 돌아온 각그랜저
현대자동차의 ‘그랜저EV’ 콘셉트 이미지. 양산 계획은 없다. 현대차 제공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개조 전기차 시장이 열리면 차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으므로 차량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등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만큼 부품·튜닝 시장이 뒷받침해줘야 하고 환경부 등에서 제공하는 보조금을 비롯한 여러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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