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LTV, 임대소득 과세 방침 등 규제 완화폭이 관건전세도 대체로 안정세…”상가·강남권 재건축 등 투자 유망”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정부 정책을 꼽는다.2기 경제팀이 내놓을 총부채상환비율(DTI), 담보대출인정비율(LTV) 등 금융 규제 완화와 2·26대책에서 밝힌 임대소득 과세 완화 방안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매매·전세시장 모두 큰 폭의 상승없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망 투자 상품으로는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요지의 상가와 강남권 재건축·택지지구 아파트 등을 꼽았다.
◇ 매매·전세 강보합세…정부정책이 변수
전문가들은 2·26 임대소득 과세 방침으로 냉각된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하반기 정부가 어떤 카드를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달 초 당정협의에서 주택수와 관계없이 연 2천만원 이하의 임대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해주고, 과세 시점도 당초 2016년에서 2017년부터로 1년 추가 연장하는 것에 합의했으나 2주택 전세 과세 등 쟁점이 되는 부분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발언으로 촉발된 DTI·LTV 완화 등 주택규제 완화 방침도 실제 완화폭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하반기 주택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상반기부터 이어진 기조로 당초 하반기 수도권 주택시장은 약보합세가 점쳐졌으나 추가 규제 완화가 이뤄진다면 하락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제 완화의 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도권 주택가격은 박스권에서 보합 내지 강보합세를 보이면서 거래량이 일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도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2기 경제팀이 규제완화에 드라이브를 걸면 연초만큼은 아니더라도 2·26대책 이후 상황보다는 시장이 나아질 것”이라며 “하반기에 세월호 영향이 줄어들고,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지 않아 집값이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최근 2∼3년간 바닥을 다져왔기 때문에 투자수요는 금융규제 완화에 심리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다만 임대소득 과세 방침으로 다주택자들의 주택구매 의욕이 떨어진 상태여서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양가 상한제·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 등 국회 통과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2기 경제팀에서 금융규제와 임대소득 과세 방침 완화, 청약규제 완화 등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주택시장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시장 회복을 위해선 특히 임대소득 과세 방침에 대한 유연한 대처(추가적인 완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세가격은 가을 이사철에 한차례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그 폭은 지난해보다 낮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달 들어 성수기를 피해 선(先) 전세를 얻으려는 수요로 인해 주요 지역 전셋값이 상승 전환로 전환했지만 오름폭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통상 전세가격은 짝수해에 강세였지만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는 홀수해에 강세가 두드러지고 짝수해는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가을 이사철에 계절적 요인으로 전셋값이 오르겠지만 지난해에 이미 큰 폭으로 올라 상승폭은 작년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입주물량 증가도 전세시장 안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6월 이후 아파트 입주물량은 17만1천602가구로 작년의 6∼12월 입주물량(13만2천468가구)에 비해 29.5% 증가한다.
함영진 센터장은 “하반기 전세시장은 전반적으로 2012년 수준의 안정세를 보이면서 상승률도 상반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하반기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될 2만여가구의 재건축 단지 이주수요가 전세시장에 일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전문가 “상가·강남권 재건축 등 투자 유망”…오피스텔 등은 재고해야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고, 인구감소 등으로 집값 상승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임대수입이 보장되는 상품에 돈이 몰린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주택이 투자상품으로서 매력을 잃으면서 택지지구 상가나 소형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이 명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은 부동산의 현금화에 관심이 많다”며 “안정적인 임대수입이 가능한 상가·다가구 주택·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피스텔 등 공급이 많은 일부 수익형 부동산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이남수 팀장은 “오피스텔은 심각한 공급과잉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며 “상가·건물 등도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곳은 임대 수익률이 떨어지는 만큼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강남권 재건축 투자를 추천했다.
박 팀장은 “강남구 개포 주공·둔촌 주공 등 주요 재건축 단지는 규모가 큰데다 상대적으로 사업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입지여건이 뛰어난 압구정 현대·신반포1차 등 한강변 재건축 단지가 재건축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택지지구 아파트 청약도 여전히 인기를 끌 전망이다. 함영진 센터장은 “앞으로 분양할 위례·동탄2신도시나 지방 혁신도시 등 일부 입지여건이 좋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는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 투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EH경매연구소 강은현 소장은 “2·26 임대소득 과세 방침이후 일반 거래시장과 마찬가지로 경매시장도 낙찰가율·경쟁률 등의 지표가 다소 주춤한 상황이어서 오히려 주택 등을 낙찰받기에는 좋은 타이밍”이라며 “주변 시세보다 입찰예정가격이 낮은 상품을 낙찰받아 직접 거주하거나 임대를 놓는 것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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