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700조… 변동금리 81% 부채폭탄 뇌관 되나

가계빚 700조… 변동금리 81% 부채폭탄 뇌관 되나

윤연정 기자
입력 2021-08-02 22:00
수정 2021-08-03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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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주담대 4조 등 가계대출 6조 급증
6월 고정금리比 3.5%P 떨어진 18.5%
변동금리 비중 7년 5개월 만에 최대로
지표 영향 직접 받는 고금리 외면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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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의 ‘대출 조이기’ 정책에도 국내 주요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700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한 달 새 4조원 가까이 급증하면서 올해 들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신규 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금리 인상 국면이 오면 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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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 308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689조 1073억원) 대비 6조 2009억원 증가한 규모다. 특히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89조 5837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 8237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도 1조 8636억원 증가한 140조 89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이 18.5%를 차지했다. 전월(22%) 대비 3.5% 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81.5%에 달하는 셈이다. 통상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 이자 부담 우려 때문에 고정금리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이례적인 현상이다. 변동금리 비중은 2014년 1월(85.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신규 대출이 아닌 가계대출 전체 잔액 기준으로도 6월 고정금리 대출 비율은 27.3%로 집계됐다. 현재 남아 있는 가계대출 가운데 72.7%가 변동금리 대출이라는 의미다.

한은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음에도 변동금리 비중이 치솟은 이유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향후 예상되는 변동금리 상승폭보다 크다는 차주들의 판단이 작용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16일 기준 코픽스(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49∼4.03% 수준이다. 반면 혼합형(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2.89∼4.48%로, 변동금리 대비 상단과 하단이 0.4% 포인트 이상 높다. 고정금리는 최근 빠르게 오르는 은행채 5년물 등 지표금리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만, 코픽스 등을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는 상승 속도가 고정금리만큼 빠르지 않아 두 금리 사이 격차가 커지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 인상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낮은 금리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은행이 금리 인상분을 고정금리에 이미 반영해 변동금리와의 격차가 훨씬 커진 상황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김영일 나이스평가정보 리서치센터장은 “당장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월급이나 자산 가격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으면 향후 연체율이 올라갔을 때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2021-08-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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