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친환경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에서 김준 총괄사장, 김종훈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전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회사의 중장기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체질 개선의 중심축은 배터리 사업이다. 현재 회사의 배터리 수주 잔고는 1TW(테라와트) 이상으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130조원 규모다. 추후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 대표는 “2017년부터 매년 판매량이 2배씩 성장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라면 2022년 판매량은 글로벌 ‘톱3’로 올라설 것”이라면서 “2030년 세계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그동안 가능성만 거론됐던 배터리 사업 분사도 이날 공언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데, 이를 조달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업부의 분할과 상장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분사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지주회사로서 신규사업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이나 인수합병(M&A) 등의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반드시 국내 상장만이 아니라 나스닥 상장, 국내외 동시 상장도 옵션으로 놓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분사 및 상장 시점에 대해서 김 총괄 사장은 “배터리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라고 말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 분할 소식에 이날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날보다 2만 6000원(-8.8%) 폭락한 26만 9500원에 마감했다.
한편, 석유화학 사업은 ‘재활용 기반 화학사’로 완전히 탈바꿈한다. 2027년까지 국내외에서 생산하는 플라스틱 250만t 이상을 재활용하고, 회사의 친환경 제품 비중도 100%까지 늘린다. 정유사업 등 관련 설비 매각 계획이 있는지 묻자 김 총괄 사장은 “탄소 사업의 부정적인 영향이 매각한다고 사회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으면서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회사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해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평가, 보상, 승계 등에 대한 의사 결정권을 확보하고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지배구조 개선안도 발표했다.
앞서 SK하이닉스 등 다른 계열사들도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 철학인 ‘파이낸셜 스토리’(이해관계자가 공감하는 기업의 성장 전략)를 저마다 구체화하고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962년 최초의 정유기업으로 출발한 만큼 변화의 강도가 다른 계열사에 비해 높다는 평가다. 김 총괄사장은 “2025년까지 총 30조원을 투자하고 현재 30% 수준인 친환경 사업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