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리스크’ 美서 日로 눈 돌리는 TSMC… 삼성, 직접 인재 키워 채용

‘3중 리스크’ 美서 日로 눈 돌리는 TSMC… 삼성, 직접 인재 키워 채용

박성국 기자
입력 2023-09-14 01:25
수정 2023-09-14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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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맞수 ‘해외 전략’ 온도 차

TSMC, 日 구마모토 신규거점 검토
美 숙련공 확보 어렵고 노조 반발
현지 치솟는 물가도 큰 부담 작용
日선 아낌없는 정부 지원 긍정적

삼성전자, 텍사스 제2공장 속도전
북미권 폭넓은 인력 풀 이미 확보
지역 대학과 인재 육성 파트너십
“미래 인재 선점” 끈끈한 산학협력
미국에 400억 달러(약 53조 2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대만 TSMC가 글로벌 생산 거점을 미국이 아닌 일본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고물가와 부족한 전문 인력, 강성노조의 견제 등이 TSMC의 첫 미국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하면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라 생산시설 확보가 급한 TSMC는 당분간 미국보다는 일본 투자에 집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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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위탁생산) 절대 강자 TSMC와 ‘추격자’ 삼성전자가 미국 사업 전략을 놓고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일본 구마모토에 공장을 신설하고 있는 TSMC는 미국 진출에 난항을 겪으면서 추가 투자의 중심을 미국이 아닌 일본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도통신 연합뉴스
파운드리(위탁생산) 절대 강자 TSMC와 ‘추격자’ 삼성전자가 미국 사업 전략을 놓고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일본 구마모토에 공장을 신설하고 있는 TSMC는 미국 진출에 난항을 겪으면서 추가 투자의 중심을 미국이 아닌 일본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도통신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TSMC 관계자 취재를 통해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에 차질이 계속 생기자 반도체 생산기지로 일본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에 2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는 TSMC는 애초 2024년 공장 가동을 목표로 했지만, 미국 내에서 반도체 시설 숙련 노동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본가동 시기를 2025년으로 연기했다. TSMC는 대만에서 숙련 노동자들을 데려와 공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추진하려 했지만 현지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이마저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우여곡절 끝에 공장이 완공되더라도 미국에서 부족한 반도체 제조 인력 확보라는 난제도 풀어야 한다.

미국의 물가 폭등도 TSMC엔 큰 부담이다. TSMC 경영진은 최근 투자자 설명회에서 “애초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경우 대만보다 비용이 20% 정도 더 들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50%가량 더 많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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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TSMC가 110억 달러를 들여 공장을 신설하기로 한 독일 드레스덴 투자도 해외 생산 거점 전략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역시 미국 못지않은 생산비용 증가에다 미국보다 더 강한 노조 문화가 있어 공장 완공까지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TSMC가 86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시설을 짓고 있는 일본 구마모토의 상황은 긍정적이다. 자국 반도체 산업 부활을 노리는 일본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제1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인 4760억엔(4조 30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한 바 있다. 또 일본 정부는 TSMC가 제2 반도체 공장 건설 시 설립 비용의 3분의1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과 달리 조직을 위한 노동자의 헌신을 중시하는 대만과 일본 노동 문화의 유사성도 TSMC가 일본을 신규 생산 거점으로 검토하는 이유로 꼽힌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이사야 리서치의 루시 천 산업분석가는 “TSMC와 일본 정부의 관계는 상호 호혜적인 관계”라면서 “(일본은 미국에 비해) 반도체 장비 및 재료 공급 업체 네트워크, 업무 문화 유사성, 대만과의 근접성 등이 상대적으로 우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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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위탁생산) 절대 강자 TSMC와 ‘추격자’ 삼성전자가 미국 사업 전략을 놓고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제2파운드리를 짓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현지 대학과 산학협력을 강화하며 미래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운드리(위탁생산) 절대 강자 TSMC와 ‘추격자’ 삼성전자가 미국 사업 전략을 놓고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제2파운드리를 짓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현지 대학과 산학협력을 강화하며 미래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텍사스 테일러에 제2파운드리 시설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는 다소 느긋한 분위기다. 삼성전자 역시 제2파운드리에 170억 달러 투자를 계획했으나 실제 공장 신설 비용은 계획에서 80억 달러를 초과한 2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이미 1996년 텍사스 오스틴에 제1파운드리를 지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예정한 공기에 맞춰 2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스틴에서 30년 가까이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해 오면서 북미 지역에서 폭넓은 인력 풀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텍사스대(UT)와 A&M대 등 지역 대학과 반도체 인재 육성 파트너십을 맺고 미래 인재 선점을 위한 산학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업의 경영적 필요성과 판단에 따라 이미 1990년대에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현지 협력업체, 대학 등과 폭넓게 교류해 와 미국에 처음 진출하는 TSMC와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면서 “TSMC는 미국에 천문학적 투자를 결정했지만 이는 경영적 판단보다는 미국의 산업 질서 재편에 따른 정무적 판단이 더 크게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3-09-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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