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기간 연장 가능성도…이익금 반환 협상 변수
주문 실수로 파산 위기에 몰린 한맥투자증권에 대한 인가 취소 여부와 관련한 금융위원회의 결정이 임박했다.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일 정례 회의를 열고 한맥투자증권에 대해 금융투자업 인가를 취소할 것인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14일로 끝나는 한맥투자증권의 영업정지 기간 전에 열리는 마지막 회의여서 금융위는 한맥투자증권의 존폐를 가를 결정을 해야 한다.
금융위는 지난 1월 부채가 자산을 311억원 넘어섰다며 한맥투자증권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선물·옵션 만기일이었던 지난해 12월 12일 직원의 주문실수로 한맥투자증권이 462억원의 손실을 떠안았기 때문이었다.
국내 증권사들의 이익금 반환 등에 따라 59억원을 갚았지만 403억원은 여전히 갚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상황대로라면 증권사 인가 취소가 불가피하지만 최근 들어 새로운 변수들이 속속 등장했다.
한맥투자증권은 최근 이익금 360억원을 가져간 미국계 헤지펀드 캐시아와 이익금 반환 협상을 시작했다.
캐시아가 이익금 일부를 돌려주기로 한다면 한맥투자증권의 부채도 줄어 파산을 모면할 가능성도 있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금융위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한맥투자증권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과 소송도 변수로 꼽힌다.
한맥투자증권 측은 법적 다툼이 있는 파생상품 착오거래 손실액을 부채로 잡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맥투자증권 주주들은 주문 실수에 따른 손실액을 확정적인 금액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해서는 안 된다며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재무제표 승인안을 부결시켰다.
강교진 한맥투자증권 부사장은 “사고가 났지만 고객 피해가 전혀 없고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도 전무한 상황에서 한맥투자증권의 금융투자업 인가를 취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증권사 20여곳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맥투자증권 인가 취소 조치를 유예해 달라고 탄원서를 낸 것도 금융당국 입장에선 부담이다.
금융위는 일단 정례회의에 한맥투자증권 관련 사항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주에는 한맥투자증권의 입장을 들어보는 청문 절차를 진행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가를 취소할지, 영업정지 기간을 늘릴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한맥투자증권을 둘러싼 일련의 사항들을 회의에 올려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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