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최장 매도 기록 경신…34일째 ‘셀코리아’

외국인 최장 매도 기록 경신…34일째 ‘셀코리아’

입력 2016-01-21 16:01
수정 2016-01-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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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 매도…“환차손 부담보다 유가 하락이 더 문제”기관은 저가매수 노려

최근 외국인의 ‘셀 코리아’(한국 주식 매도) 행보가 역대 최장 수준으로 길어졌다.

국제 유가의 폭락, 중국 증시 불안 등 악재가 겹치며 외국인들의 매도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도 2천96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로써 외국인은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로 인한 순매수분 제외) 유가증권시장에서 34거래일 연속 ‘팔자’를 지속했다.

이는 종전의 외국인의 최장 매도 기록(2008년 6월9일∼7월23일·33거래일 연속)을 경신하는 것이다.

이번 순매도 기간에 팔아치운 주식만 6조원에 달한다.

지난달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작된 이번 매도 행렬은 중국 증시 불안과 유가 하락 등의 요인이 가세하며 역대 최장 수준으로 길어졌다.

특히 다수 전문가는 오일머니의 이탈 장기화를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스템 리스크(위험)로 번지지 않는 한 원화 추가 약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는 제한될 것”이라며 “그러나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등으로 중동과 아시아계 국부펀드들의 이탈세는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순매도 상위권은 사우디계 자금으로 집계됐다”며 “미국계 자금은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오일머니 이탈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추가 유가 급락세는 주춤하더라도 장기간 저유가 기조가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 순매도세는 좀 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코스피가 1,800선 중반까지 고꾸라지는 등 한국 증시는 연일 시름을 앓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92포인트(0.27%) 내린 1,840.53으로 마감했다.

이는 대부분 증권사들이 제시한 연간 코스피 등락범위의 하단보다도 낮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시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고려 시 기관의 저가 매수세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이날 기관은 3천112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주식형 펀드에 저가 매수를 노리는 자금이 들어오며 투신권이 1천172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연기금도 2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정현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는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해왔다”며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저가 매수세 또한 유입될 가능성이 커 지수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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