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談餘談] 징집병도 처우 개선을/전경하 정책뉴스부 기자

[女談餘談] 징집병도 처우 개선을/전경하 정책뉴스부 기자

입력 2010-12-11 00:00
수정 2010-12-1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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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로 국방 개혁이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서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군복무 가산점 제도를 다시 들고 나왔다. 가산점제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군에 복무했던 사람들에 대한 지금의 대우는 분명 잘못됐다. 그나마 제대군인 지원법이 있지만 이것마저도 5년 이상 복무한 사람들만이 대상이다. 군복무가산점제 대상인 ‘징집병’에 대한 대우, 외국인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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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하 경제부 차장
전경하 경제부 차장
2005년이었다. 미군의 교육과 제대군인 지원체계를 취재하러 미 버지니아주 노폭에 위치한 미 육군교육사령부(TRADOC)를 방문했었다. 외국 언론의 최초 방문이라는 TRADOC 측 지적에 걸맞게 허락을 받는 데만 두 달 넘게 걸렸다. 방문할 때는 미8군 소령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급거 출장까지 왔다. 힘들었지만 덕분에 소령과 친해졌다.

소령은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상한 것에 대해 기자의 의견을 물었다. ‘나라에 봉사하는데 왜 월급이 그렇게 적냐.’, ‘신참만 들어오면 각종 허드렛일이 신참에게 넘어가는 통에 일하기가 힘든데 다른 군도 그러냐.’, ‘제대하면 뭐하냐.’ 등등.

웃어 넘기며 대답을 제대로 한 적은 없었다. 그 소령이 접한 한국 군인들은 그나마 대우가 좀 낫다고 알려진 카투사들이었다는 점에서 더 씁쓸했다.

지금 병장 월급은 9만 7500원. 이병 월급 7만 3500원부터 군 복무 중 돈 한 푼 안 쓰고 모아도 200만원이 안 된다. 숙식이 제공된다지만 돈 한 푼 안 쓸 수 있을까. TRADOC 수준은 아니더라도 제대 예정 군인에 대한 배려는? 제대 준비는 개인 몫으로 남는다.

군인 월급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군생활도 많이 개선됐다고들 한다. 글쎄, 시대가 바뀌고 생활수준이 변했는데 과거 기준이 아닌 지금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닐까. 국방개혁에는 ‘잃어버린 2년’이 안 되도록 노력하는 정부 정책도 포함돼야 한다.

월급을 더 올리고 복무환경을 개선하자면 늘 예산타령이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터져 나오곤 하는 군의 횡령과 비리, 행정관료처럼 비대해진 군에 대한 질타가 오버랩된다. 주어진 예산이나마 제대로 쓰고 있는지 철저한 점검은 해 봤는지 묻고 싶다.

lark3@seoul.co.kr
2010-12-1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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