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암행어사 공명지방선거 파수꾼 돼야

[사설] 정부 암행어사 공명지방선거 파수꾼 돼야

입력 2010-02-09 00:00
수정 2010-02-0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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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어제 6·2지방선거를 어느 때보다 공정하게 치른다는 목표로 ‘정부 암행어사’로 통하는 특별감찰단 발대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가 귀추가 주목된다. 최대 150명으로 구성된 암행감찰단에게 공명한 지방선거를 감시할 파수꾼이 될 것을 주문한다. 암행감찰단은 6월2일까지 탄력적인 감찰 활동에 들어갔다. 암행감찰단은 조선시대 왕명을 받고 비밀리에 지방을 순행하며 악정을 응징하고 민정을 살핀 암행어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검찰·경찰과의 공조도 중요하다.

이전 선거 때까지는 행정안전부 감찰단과 각 지자체 자체 감사가 병행되는 투트랙 시스템이 운용됐지만 효율적인 감사가 이뤄지지 못했던 게 현실이다. 좁은 지역사회 특성상 제 식구 감싸기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앙의 암행감찰단과 다른 지방 출신 감사요원이 지역 출신 감사반과 보완적으로 활동하게 돼 감사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리는 기대한다. 암행감찰단이 각종 불·탈법과 줄서기 행위가 기승을 부릴 설 명절 전후와 후보자 등록일(5월13일) 이후에는 집중적으로 활동하겠다는 방향도 옳아 보인다.

이번 암행감찰단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올해 지방선거는 처음으로 광역·기초단체장과 의원, 그리고 교육감과 교육의원 등 무려 8개 선거가 동시에 실시된다. 어느 때보다 많은 예비후보자들이 선거에 나섰다. 그만큼 불법·탈법 선거 운동이 기승을 부릴 소지가 크고, 한정된 감사인력으로 부정선거를 막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 그렇지만 150명이란 한정된 인력 가운데 지방선거 때까지 평소에도 25개반 70여명의 상시감찰 활동을 하는 것은 부정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감찰활동이 공명선거 유지에 집중된 틈을 타 일반 공직사회의 금품수수나 공금횡령, 업무상 비밀누설 등 비리행위가 만연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선거를 핑계로 대민행정을 지연시키거나 방치하는, 국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도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다. 아쉽지만 소수인력으로 공명선거 감시활동과 공직사회 토착비리를 효과적으로 단속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음 선거부터는 암행감찰반 수를 늘리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광역단체 16개에 기초단체가 230개인데 전체 암행감찰반 인력 150명은 아무래도 적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2010-02-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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