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양호 선원들 의사자 자격 충분하다

[사설] 금양호 선원들 의사자 자격 충분하다

입력 2010-04-07 00:00
수정 2010-04-0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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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실종자 수색을 돕고 철수하다 침몰한 금양 98호의 선원들에 대해 정부가 의사자(義死者) 자격을 주는 것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은 당연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지난 사설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금양호 선원들은 의사상자 자격이 충분하다. 그들은 조국의 부름에 주저없이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섰다가 애석하게도 숨지거나 실종됐다. 그들의 헌신과 애국심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것이 마땅하다. 금양호 선원들의 희생은 천안함 침몰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수색을 도와주려는 온 국민의 뜨거운 마음을 상징한다는 점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어제 금양 98호 사망·실종 선원들에 대한 의사자 지정 문제에 대해 “통상 유족의 신청과 지방자치단체장의 청구로 심의가 이뤄지는데 이들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사전에 인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다행이지만 자격 운운하며 그들의 희생을 폄훼해선 안 된다. 그들은 대부분 독신이라 사태를 제대로 수습해 줄 연줄이 없다. 최대 1억 9000여만원이 될 금전적 혜택을 받을 유가족도 애매하다. 딱한 처지의 그들에 대해 국가가 나서 의사자 자격을 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개개인의 헌신적 행동과 생명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

금양호 선원 2명이 외국인이라 의사자 예우가 부적절하다며 주저한다는 것도 안타깝다. 외국인 선원들의 희생에도 상응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글로벌시대다. 세계시민시대다. 그들의 희생도 정당하게 평가하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에 한국의 국격을 보여주는 일이다. 대부분 독신인 금양호 선원들에게는 돈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의사자로 예우해 명예를 높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故) 한주호 준위나 금양호 선원들과 같은 민초들의 숭고한 희생을 바탕으로 우리는 국난을 극복했고, 대한민국은 성장할 수 있었다.

의사자 결정은 최대한 잡음 없이 품격있게 이뤄져야 한다. 금양 98호 실종자들에 대한 수색작업에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선원들이 사회적 지위가 낮고 혈육들이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 주지 못한다고 적정하게 예우하지 않고 홀대하면 우리사회의 큰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리사회가 그동안 국가를 위해 희생한 당사자에 대한 예우를 너무 소홀히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깊이 반성해야 한다.
2010-04-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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