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대표의 ‘경솔한 입’ 어디가 끝인가

[사설] 與대표의 ‘경솔한 입’ 어디가 끝인가

입력 2010-12-24 00:00
수정 2010-12-2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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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그제 성형수술을 받지 않은 여성을 ‘자연산’에 비유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것도 장애아동 요양시설을 방문한 뒤 동행한 여기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그랬다는 것이다. 평소 얼마나 여성을 우습게 알았으면 그런 자리에서 대놓고 여성 비하 발언을 할 수 있는지 한심하기만 하다. 그의 비뚤어진 성 의식은 가히 ‘중증’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같이 있던 원희목 비서실장도 여기자들에게 일일이 “성형했냐.”고 물었다니 야당이 한나라당을 ‘성희롱당’이라 비아냥거려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사적인 얘기라는 한나라당 해명이 통하기 어려운 것은 그의 경솔한 언행이 반복되고, 갈수록 가관이라는 점이다. 집권 여당 대표가 ‘보온병 포탄’ ‘봉은사 좌파스님’ 등의 발언으로 국민을 화나게 만들고, 자성은커녕 부적절한 발언을 멈추지 않으니 집권 여당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나 싶다. 오죽하면 TV 개그프로그램의 소재가 되었겠는가.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더 이상은 안 된다.” “총선 치르기 어렵다.”며 대표 교체론이 나온다고 한다. 그의 실책이 반갑기만 한 민주당에서는 아예 “대표직을 물러나지 말라.”며 계속 사고를 쳐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한다. 집권당 개혁을 이끌고 국회선진화의 한 축을 맡아야 할 인물이 술자리에서조차 함부로 뱉기 민망한 발언과 실언을 줄기차게 쏟아낸다면, 과연 정치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등에서 보았듯 사회지도층에 거는 국민의 기대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도덕성·청렴도 등에서 과거와 다른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집권당 대표의 의식수준은 여전히 아득한 봉건시대를 넘나들고 있는 듯하다.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며, 국정 운영에도 도움을 주는 집권당 대표를 만나기가 이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낙담한 국민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2010-12-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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