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말을 잘 안 듣는 사춘기 아들 녀석을 심하게 혼내고 난 뒤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린 마음에 상처를 줬을까 염려됐다. 물론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상처를 받게 마련인 게 인간사이긴 하다. 작고한 작가 정채봉도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 상처 없는 새가 어디 있으랴!”라고 토로하지 않았던가. “상처 없는 새들이란 이 세상에 나자마자 죽은 새들이다.”라면서.
하지만 못내 찜찜했던 마음을 작가 황석영의 신문 인터뷰를 보고 털어냈다. 그는 고교 자퇴 후 방랑생활, 베트남전 참전, 불법 방북 후 옥고 등 누구 못지않게 굴곡 많은 삶을 살았다. 그런 그의 고백 중 가장 가슴에 와 닿은 부분은 젊었을 때에 비해 달라진 게 무엇인가란 물음에 “좀 느긋해졌다. 그전엔 급하고 그랬는데 너그러워졌다.”고 답한 대목이었다. 그런 변화를 그는 ‘나잇값’이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아들이 나잇값을 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부모의 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성숙할 때까지 말이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하지만 못내 찜찜했던 마음을 작가 황석영의 신문 인터뷰를 보고 털어냈다. 그는 고교 자퇴 후 방랑생활, 베트남전 참전, 불법 방북 후 옥고 등 누구 못지않게 굴곡 많은 삶을 살았다. 그런 그의 고백 중 가장 가슴에 와 닿은 부분은 젊었을 때에 비해 달라진 게 무엇인가란 물음에 “좀 느긋해졌다. 그전엔 급하고 그랬는데 너그러워졌다.”고 답한 대목이었다. 그런 변화를 그는 ‘나잇값’이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아들이 나잇값을 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부모의 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성숙할 때까지 말이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2010-07-23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