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복(福)/박홍기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복(福)/박홍기 수석논설위원

박홍기 기자
입력 2017-01-04 23:20
수정 2017-01-05 01:0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친구가 회사를 그만뒀다. 연장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잘렸다는 표현이 솔직히 맞다. 예상하지 못한 탓에 충격이었다. 임원이 임시 직원의 준말이라는 사실도 닥치니 실감했단다.

27년 가까이 다닌 직장이다. 누군가는 복 받았다고 한다. 틀리진 않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세상에서 30년 정말 짧지 않다. 직장을 찾으려고 뛰는 젊은이들에게 견주면 부러우리만큼 성공이라고 할 법하다.

27년 동안 많이 변했다. 세상도 바뀌었다. 세월이 담긴 얼굴, 펑퍼짐한 몸매에는 옛 모습이 없다. 일부러 감춘 것도 아닌데 없어졌다.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청춘을 바치고, 중년을 던지며 뛰고 뛴 흔적이랄까. 한데 언젠가 돌아보니 자식들이 다 커 있었다. 미안함이 물밀듯 밀려오더란다.

복은 저절로 오지 않았다. 같은 업종과의 경쟁과 성과로 평가하는 게 직장이다. 사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사 생활 27년, 복을 받았다기보다 복을 만들었다는 편이 낫다. 복도 노력의 산물이란다. 그러고 보니 친구는 새해 인사에서 ‘복 많이 받으세요’가 아닌 ‘복 많이 만드세요’라고 쓰고 있다. “정유년 새해, 좋은 일 많이 만드세요.”

박홍기 수석논설위원 hkpark@seoul.co.kr

2017-01-0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