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기자, 인슐린 주입기 소지 탑승
미국 디트로이트행(行) 노스웨스트항공 여객기 폭탄테러 미수사건의 ‘진앙’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국제공항의 보안시스템이 또 뚫렸다.3일 네덜란드 뉴스 사이트 더치뉴스(www.dutchnews.nl)와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선데이 익스프레스의 스튜어트 클라크 기자가 구랍 31일 인슐린 주입기를 소지한 채 스히폴공항을 출발하는 여객기에 탑승했다.
클라크 기자가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으로 향하는 여객기에 탑승할 때까지 스히폴공항에서 보안검색을 거치는 동안 그의 재킷 주머니에 든 인슐린 주입기가 포착되지 않아 ‘무사통과’ 했다는 것.
이 주사기에는 약 3㎖의 액체 인슐린이 담겼는데 만일 이 물질이 인슐린이 아니라 폭발물 기폭제였다면 끔찍한 항공기 테러가 발생했을지 모를 일이라고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지적했다.
클라크 기자가 인슐린 주입기를 소지한 채 여객기에 탑승한 날은 노스웨스트항공 여객기 폭탄테러 미수사건이 벌어진 지 닷새 뒤로 스히폴공항은 물론 전 세계 각국의 공항 보안검색이 강화된 이후였다.
특히 스히폴공항은 미국행 여객기 탑승객에 한해서는 인권침해 논란을 무릅쓰고 3주 이내에 ‘알몸투시기’로 불리는 첨단 전신스캐너를 운용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보안검색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던 때다.
보안검색 강화 조치가 미국행 여객에 한정된 것일지라도 액체가 담긴 용기를 적발하지 못할 정도라면 스히폴공항은 전신스캐너 도입에 앞서 ‘기본’부터 철저히 점검하는 게 우선 과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함정 취재가 아니냐”라는 비난을 의식한 듯 당뇨병을 앓는 클라크 기자가 인슐린 주입기를 소지하고 탑승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갖추고 있었으며 결코 공항 보안검색을 ‘시험’할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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