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731부대’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

中, ‘731부대’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

입력 2010-02-07 00:00
수정 2010-02-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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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시,신청안 마련…“충분한 자격조건 갖춰”

 중국이 2차 대전 당시 온갖 생체 실험을 자행한 일본 관동군의 악명높은 세균전 부대였던 731부대 유적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7일 선양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개최된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 양회(兩會.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731부대 유적지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시키자는 제안이 공식 제기돼 하얼빈시와 헤이룽장성이 중앙 정부에 이를 적극적으로 건의키로 했다.

 하얼빈시 정협 역사위원회와 사회과학원 등은 하얼빈시 양회에 공동 제출한 제안서를 통해 “중국 중앙 정부가 마련한 2013년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 대상 명단에 731부대 유적지가 제외됐다”며 “731부대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될 수 있도록 하얼빈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인류에 영향을 미친 특수한 역사 사건’과 관련된 시설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록 신청 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 원폭 돔 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며 “731부대도 충분한 자격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하얼빈시는 이 제안을 수용,전담 조직을 구성해 731부대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와 731부대 유적지 보호 계획,사료 수집 등을 거쳐 세계문화유산 등록 신청 안을 마련했으며 곧 중앙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하얼빈 남쪽 교외에 있는 731부대는 1932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관동군이 인간을 통나무라는 뜻의 ‘마루타’라고 부르며 생체 해부실험과 생체 냉동실험 등 온갖 비인간적 생체 실험을 자행한 세균전 부대다.

 중국은 또 이 부대가 헤이룽장과 후난(湖南),장시(江西),저장(浙江),윈난(雲南) 등에서 세균전도 벌여 무고한 양민을 학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조선족 6명을 포함,중국 전역에서 1천467명이 731부대의 세균 실험으로 희생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으나 실제로는 최소 3천 명이 생체 실험으로 죽고 세균전 피해자가 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중국은 추정하고 있다.

 세균학 박사 이시이 시로 중장이 이끌었던 이 부대는 일본군이 2차 대전에서 패해 철수하면서 시설물 대부분을 폭파했지만 당시 본부 건물은 전쟁 종료 후 중학교로 사용되다 2001년부터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일본군 731부대 죄증(罪證) 진열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얼빈시는 1991년부터 10년간 1천100만 위안(18억9천만 원)을 들여 731부대를 복원.정비하고 사회 각계에서 출연한 성금 700만 위안(12억 원)으로 이 일대에 10만4천㎡ 규모의 유적지를 조성,일반에 개방했다.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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