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 강제 해산에 ‘미온적’

태국 군부, 강제 해산에 ‘미온적’

입력 2010-05-18 00:00
수정 2010-05-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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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군부가 최근의 반정부 시위 사태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부가 시위사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군부 최고 실세인 아누퐁 파오친다 육군 참모총장이 강제해산 작전을 통한 사태해결에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누퐁 참모총장은 반정부 시위가 2개월 넘게 진행되는 동안 “현재의 정정불안은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조기총선 실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아누퐁 참모총장이 9월로 예정된 퇴임을 앞두고 군생활을 명예롭게 마무리하기 위해 현재의 시위 정국에 개입을 꺼린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아누퐁 참모총장의 이런 입장은 군부내에 시위대(레드셔츠,red shirts)를 지지하는 세력이 상당하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심정적으로 시위대를 지지하는 군부 세력들은 ‘땡모’(수박,겉은 줄무늬 녹색이지만 속은 빨간색이라는 뜻)라고 불리며 시위대를 압박하기 위한 보안당국의 전술 등을 시위대에 일부 유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노퐁 참모총장이 시위대 해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지난달 16일 안보 담당 총 책임자를 민간인인 수텝 타웅수반 부총리에서 아누퐁 참모총장으로 전격 교체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아피싯 총리가 강제 해산에 미온적인 아누퐁 참모총장을 시위 상황에 대처하는 지휘선상의 최일선에 배치함으로써 군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누퐁 참모총장은 안보 총 책임자로 임명된 뒤에도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6일 아피싯 총리가 시행하길 희망했던 시위지역 통행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주민 불편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피력해 결국 통행금지 조치를 무산시켰고 시위대에 대한 강제 해산작전에 나서려는 정부측의 계획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부 실세인 아누퐁 참모총장이 시위 정국에 대한 개입을 꺼리면서 지난달까지 여러 차례 제기됐던 군부 쿠데타설도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태국 군부는 푸미폰 아둔야뎃 현 국왕이 1946년 즉위한 이래 19차례에 걸쳐 쿠데타를 일으킨 바 있다.시위대의 실질적 지도자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도 지난 2006년 군부 쿠데타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됐다.

 군부 쿠데타설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것은 이번 사태가 국제사회에서 문제가 될 정도로 확대된데다 군부가 개입하더라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어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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