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돕는 것은 무죄“ …역사적 판결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한 불치병 말기 환자는 원하면 죽을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독일 연방대법원이 25일 판결했다.대법원은 안락사를 도운 혐의로 지난해 유죄 판결을 받은 볼프강 푸츠 변호사의 항소를 받아들이면서 환자가 원할 경우 환자의 보호자는 생명유지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자살방조 문제에 관한 역사적 판결로,수년간 지속했던 안락사에 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비네 로이토이서-슈나렌베르거 독일 법무장관은 ”오늘 판결로 자살 방조에서 소극적으로 무엇이 허용되고,적극적 의미에서 는 무엇이 금지되는지에 관한 근본적 문제가 법적으로 투명해졌다“면서 ”이것은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관한 것으로,존엄 있는 삶에 관한 핵심적 문제를 다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언론에 따르면 독일의 한 할머니는 2002년 뇌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딸에게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구두로 밝혔다.딸은 푸츠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어머니의 영양공급 튜브를 잘라냈다.
튜브는 나중에 다시 새것으로 교체됐으나 이 할머니는 2주 후 세상을 떠났다.
딸과 푸츠 변호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다.지방법원은 딸에게는 무죄를 선고했으나 푸츠 변호사에게는 징역 9개월을 선고하고 집행을 유예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안락사 프로그램’에 따라 정신질환자와 신체장애인 7만명을 살해한 악몽이 있는 독일에서는 오랫동안 안락사에 대한 논의 자체가 금기시됐으나 1980년대부터 몇몇 사건들이 사회이슈화하면서 점차 관련 법률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위스는 1940년대부터 그 죽음으로 인해 확정된 이익이 없는 비(非)의사인 경우 타인의 자살을 돕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이밖에 전 세계에서 안락사가 합법화된 곳은 네덜란드,룩셈부르크,벨기에,미국 오리건 주 등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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