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실시된 독일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연정의 크리스티안 불프(51) 후보가 당선됐으나 이탈표가 쏟아지면서 독일 정국이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 불프 후보는 연정이 최소 과반수(623표)를 훨씬 넘는 644명의 대의원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결정하는 3차 투표에서야 겨우 승리했다.
연정의 균열이 극적인 방식으로 표출됨에 따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도력과 권위에 큰 상처를 입게 됐으며 연정의 지속 여부도 불투명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출범한 중도우파 보수 연정이 8개월여만에 붕괴하고 사민당(SPD)과 녹색당 등 야당의 요구대로 조기총선이 실시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독일 최대 대중지 빌트는 “메르켈 총리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고 보도했고 디 차이트는 연정과 메르켈 총리의 ‘굴욕’이라고 평가했다.
또 타게스슈피겔은 나치가 대규모 내부 숙청을 단행한 1934년 6월 30일을 뜻하는 ‘긴 칼날의 밤’에 빗대어 이날 대선을 ‘긴 칼날의 낮’이라고 불렀고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이번 사태가 메르켈의 ‘첫번째 불신임투표’라고 규정했다.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과 자민당(FDP)의 보수 연정은 출범 직후부터 세금감면,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사망 문제 등으로 삐걱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긴축 계획을 둘러싼 논란으로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정에 대한 지지율도 사상 최악으로 추락했다. 포르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연정 참여 정당의 지지율 합계는 지난해 9월 총선때보다 12%포인트 이상 하락한 36%에 머물고 있다.
특히 총선에서 14.6%를 득표해 보수 연정 출범을 가능케 했던 자민당은 지지율이 원내 진입 하한선인 5%에도 못미치는 3~4%까지 떨어졌다.
또 지난 16일 공영 ARD 방송의 조사에서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만족도가 12%에 불과했고 불만이라는 응답자는 무려 86%까지 치솟았다.
2005년 총리 취임 때부터 줄곧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메르켈 총리의 지지도도 사상 최저치인 40%로 나타났다. 이는 5월초보다는 18%포인트, 5월말보다는 8%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지지율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같은 연정 불화의 책임이 주로 자민당 쪽에 있는 만큼 이번 대선을 계기로 연정 내에서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생각보다는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국민들은 국정 난맥의 책임이 자민당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민당 당수인 귀도 베스터벨레 부총리 겸 외무장관에 대한 지지도는 20%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번 대선의 이탈표도 대부분 자민당 출신이라는 분석도 베스터벨레 장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친기업 정당인 자민당 소속 대의원 중 일부가 정치적 색깔이 흐릿한 불프 후보보다는 자유시장 경제를 옹호하는 야당의 요아힘 가우크(70)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로 연정이 붕괴하거나 메르켈이 퇴진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베스터벨레는 당수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메르켈 총리가 대의원들의 감성에 호소하며 단결을 촉구한 덕분에 3차 투표에서 불프 후보가 과반수를 득표함으로써 최소한의 체면은 유지하게 됐다는 점에서 연정내 갈등이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잠복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연정을 겨냥한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나섰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사민당 원내의장은 지난 12일 빌트와 인터뷰에서 “현 정부는 실패작”이라면서 “이를 인정한다면 가장 깔끔한 해결책은 조기 총선”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가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국민적 신망을 받은 초당파적 인물이 아닌 철저한 직업정치인을 대통령 후보로 결정했다는 비판도 향후 독일 정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은 메르켈 총리가 당내의 잠재적 경쟁자인 불프를 현실 정치에 간여하기 어려운 ‘황금 새장’에 가두기 위해 대통령 후보 지명을 제안했으며 결국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야당은 당초 후임 대통령을 결정하는 과정에 야당을 참여시킬 경우 후보를 내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집권 연정이 상의 없이 후보를 결정하자 국민의 존경을 받는 요아힘 가우크를 독자후보로 출마시켰다.
불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최근 “대통령이 되면 당파를 초월하겠다”면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사회 연대를 위한 일을 하고,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이날 선거에서 불프 후보는 연정이 최소 과반수(623표)를 훨씬 넘는 644명의 대의원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결정하는 3차 투표에서야 겨우 승리했다.
연정의 균열이 극적인 방식으로 표출됨에 따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도력과 권위에 큰 상처를 입게 됐으며 연정의 지속 여부도 불투명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출범한 중도우파 보수 연정이 8개월여만에 붕괴하고 사민당(SPD)과 녹색당 등 야당의 요구대로 조기총선이 실시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독일 최대 대중지 빌트는 “메르켈 총리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고 보도했고 디 차이트는 연정과 메르켈 총리의 ‘굴욕’이라고 평가했다.
또 타게스슈피겔은 나치가 대규모 내부 숙청을 단행한 1934년 6월 30일을 뜻하는 ‘긴 칼날의 밤’에 빗대어 이날 대선을 ‘긴 칼날의 낮’이라고 불렀고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이번 사태가 메르켈의 ‘첫번째 불신임투표’라고 규정했다.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과 자민당(FDP)의 보수 연정은 출범 직후부터 세금감면,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사망 문제 등으로 삐걱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긴축 계획을 둘러싼 논란으로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정에 대한 지지율도 사상 최악으로 추락했다. 포르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연정 참여 정당의 지지율 합계는 지난해 9월 총선때보다 12%포인트 이상 하락한 36%에 머물고 있다.
특히 총선에서 14.6%를 득표해 보수 연정 출범을 가능케 했던 자민당은 지지율이 원내 진입 하한선인 5%에도 못미치는 3~4%까지 떨어졌다.
또 지난 16일 공영 ARD 방송의 조사에서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만족도가 12%에 불과했고 불만이라는 응답자는 무려 86%까지 치솟았다.
2005년 총리 취임 때부터 줄곧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메르켈 총리의 지지도도 사상 최저치인 40%로 나타났다. 이는 5월초보다는 18%포인트, 5월말보다는 8%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지지율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같은 연정 불화의 책임이 주로 자민당 쪽에 있는 만큼 이번 대선을 계기로 연정 내에서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생각보다는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국민들은 국정 난맥의 책임이 자민당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민당 당수인 귀도 베스터벨레 부총리 겸 외무장관에 대한 지지도는 20%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번 대선의 이탈표도 대부분 자민당 출신이라는 분석도 베스터벨레 장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친기업 정당인 자민당 소속 대의원 중 일부가 정치적 색깔이 흐릿한 불프 후보보다는 자유시장 경제를 옹호하는 야당의 요아힘 가우크(70)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로 연정이 붕괴하거나 메르켈이 퇴진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베스터벨레는 당수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메르켈 총리가 대의원들의 감성에 호소하며 단결을 촉구한 덕분에 3차 투표에서 불프 후보가 과반수를 득표함으로써 최소한의 체면은 유지하게 됐다는 점에서 연정내 갈등이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잠복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연정을 겨냥한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나섰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사민당 원내의장은 지난 12일 빌트와 인터뷰에서 “현 정부는 실패작”이라면서 “이를 인정한다면 가장 깔끔한 해결책은 조기 총선”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가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국민적 신망을 받은 초당파적 인물이 아닌 철저한 직업정치인을 대통령 후보로 결정했다는 비판도 향후 독일 정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은 메르켈 총리가 당내의 잠재적 경쟁자인 불프를 현실 정치에 간여하기 어려운 ‘황금 새장’에 가두기 위해 대통령 후보 지명을 제안했으며 결국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야당은 당초 후임 대통령을 결정하는 과정에 야당을 참여시킬 경우 후보를 내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집권 연정이 상의 없이 후보를 결정하자 국민의 존경을 받는 요아힘 가우크를 독자후보로 출마시켰다.
불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최근 “대통령이 되면 당파를 초월하겠다”면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사회 연대를 위한 일을 하고,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