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스라엘 정상회담 비판
7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날 워싱턴에서 진행된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회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백기투항”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백악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환영하는 의미로 이스라엘 국기를 내걸었지만 정상회담의 의미를 살펴보면 사실은 투항을 의미하는 백기를 걸었어야 했다고 비꼬았다.WP는 지난 3월 진행된 두 정상의 회담과 비교하면서 비판을 제기했다. 당시 이스라엘 정부는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에 앞서 동예루살렘에 1600채의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항의의 표시로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이 끝나자마자 먼저 회의장을 떠났다. 흔한 성명 발표나 기자회견도 없었고, 외국 정상들과 관례적으로 찍어 온 악수 사진조차 찍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간 특수관계’, ‘특별한 유대’, ‘협력·헌신’ 등의 단어를 열거해 가며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기자의 질문이 나올 때까지 이스라엘 정착촌 문제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에 WP는 이번 회담을 이스라엘의 얼굴을 세워주기 위한 회담이었다는 의미로 화장품 브랜드 이름인 ‘오일 오브 올레이(Oil of Olay)’ 정상회담이라고 규정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0-07-08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