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리비아와 갈등 해소에 2년 소요

스위스, 리비아와 갈등 해소에 2년 소요

입력 2010-07-28 00:00
수정 2010-07-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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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비아는 트리폴리 주재 한국 대사관의 정보 담당 외교관을 추방한 사건으로 한국과 갈등을 빚기 전까지 스위스와 심각한 외교 마찰을 빚었다.

 무려 2년 가까이 끌었던 양국의 마찰은 스위스가 2008년 7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넷째 아들 부부를 체포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한니발 카다피 부부는 당시 제네바의 한 고급호텔에 묵던 중 자신들의 가정부 2명을 학대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가 이틀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리비아는 이 사건을 계기로 스위스에 대한 석유 공급량을 줄이고,스위스 은행에서 50억 달러 이상을 인출하는 등 강력한 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에 한스 루돌프 메르츠 스위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트리폴리를 전격 방문해 한니발 카다피 부부를 체포했던 사건에 대해 리비아 정부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메르츠 대통령의 사과 표명으로 수습되는 듯했던 양국의 갈등은 유럽 역내 국가간 통행제한 폐지 협약인 ‘솅겐조약’ 가입국인 스위스가 카다피를 포함,리비아인 188명을 비자 발급 금지 리스트에 올리면서 재점화됐다.

 스위스는 리비아가 한니발 카다피 부부 사건이 불거졌을 때 보복 조치로 억류했던 스위스 사업가 2명을 비자규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하자 리비아 핵심 인사들에 대한 유럽 방문을 금지하고 나선 것이다.

 리비아는 곧바로 스위스인뿐 아니라 유럽인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으로 맞섰고,결국 유럽연합(EU)이 나서서 상호 비자 발급 중단조치 해제를 중재했다.

 리비아에 억류됐던 스위스 사업가 리사드 함다니 씨와 맥스 괼디 씨는 1심에서 똑같이 징역 1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함다니 씨는 무죄 판결을 받아 올해 2월 스위스로 돌아왔고,괼디 씨는 징역 4개월로 감형받아 복역 후 지난 6월에야 스위스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2년간의 양국 갈등으로 스위스의 대(對) 리비아 수출은 45% 감소했고,리비아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75% 이상 급감했다고 스위스 측은 파악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괼디 씨의 석방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전문가들은 관계복원에 수개월 내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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