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제프리교수 ‘MI6’ 책서 밝혀
저서에 따르면 지난 1964년 제작된 영화 ‘골드 핑거’에서 본드가 정유공장에 수중 침투, 곳곳에 폭약을 설치한 뒤 잠수복을 벗어던지고 안에 입고 있던 흰 턱시도 차림으로 유유히 빠져나오는 이 장면은 영국 해외정보국(MI6) 정보요원 피터 태즐라의 경험을 토대로 꾸며졌다. 태즐라는 1940년 11월23일 새벽 4시35분쯤 네덜란드 해안 부근의 카지노에 잠입하기 위해 향수 헤네시XO 코냑까지 뿌린 파티 복장을 한 채 잠수복을 입고 임무에 나섰다.
●“달과 6펜스 작가 서머셋 몸도 정보요원”
제프리 교수가 MI6의 공식기록에 대한 접근을 승인받아 쓴 이 책은 800쪽 분량에 1909년부터 1949년까지 나치 독일을 상대로 한 작전을 비롯, MI6 정보요원들의 활동과 성냥갑 카메라 등 첨단 장비 등을 상세히 담고 있다. 제프리 교수는 특히 MI6 파리 지국장으로 신사적인 이미지를 지닌 윌프레드 던더데일이 제임스 본드의 실제 모델 중 한 명이었다고 밝혔다. 던더데일은 007 작가 이안 플레밍(1908~64)의 친구다. 제프리 교수는 또 소설 ‘달과 6펜스’의 작가 서머셋 몸(1874~1965)과 소설 ‘제3의 사나이’의 저자 그레이엄 그린 등도 MI6 요원으로 활동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동안 몸이 정보요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는 소문은 있었으나 MI6 자료를 통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0-09-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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