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940년대 과테말라에서 페니실린의 효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고의로 매독균 등을 교도소나 정신병원 수감자에게 감염시키는 실험을 실시한 사실이 1일 뒤늦게 밝혀졌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런 실험은 1946년부터 1948년까지 과테말라에서 실시됐다.

　실험 대상은 과테말라 교도소에 수감된 남성이나 국립정신병원에 수용된 남.녀 환자들로 총 696명에 달했으며,이들에게는 매독 또는 임질균을 주사하거나 성병에 감염된 매춘부를 교도소 수감자들과 접촉시키는 방법으로 성병을 전염시켰다.

　당시로서는 상대적으로 처음 나온 페니실린이 성병에도 효용성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실험의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매사추세츠주 소재 웰즐리칼리지의 수전 레버비 교수가 미국에서 1960년대 발생했던 유사한 실험인 ‘터스키기 실험’을 추적하던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과테말라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이에 앞서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실험)는 비극적인 것으로 미국은 영향을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도 이날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비록 이런 사건들이 64년 전에 일어났지만,우리는 이런 부끄러운 연구가 공공보건의 이름 아래 일어날 수 있었다는데 대해 분노한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두 장관은 “우리는 이 일이 발생한데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이런 혐오스러운 연구 관행에 의해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아직 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할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