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선거 의혹 과격시위…4명 사망

아이티 선거 의혹 과격시위…4명 사망

입력 2010-12-09 00:00
수정 2010-12-0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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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대통령 선거의 임시 결과가 발표된 아이티에서 8일(현지시각) 부정선거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며 또다시 통제 불능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거리로 나선 시위대가 집권 통합당(INITE) 당사와 정부 청사 등에 불을 지르고,일부 지역에선 총격전까지 벌이면서 최소 4명이 사망했다.

 전날 발표된 선거결과에서 야권의 미셸 마르텔리 후보가 예상과 달리 집권당 주드 셀레스틴에 밀려 결선투표 진출이 좌절되자,마르텔리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수도 포르토프랭스와 카프 아이시앵 등 전국 각지에서 과격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포르토프랭스에서만 수천명의 시위대가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목재와 타이어 등에 불을 붙여 검은 연기가 나고 있으며 차량 파손과 상점 약탈행위도 발생하고 있다.

 분노한 시위대는 수도에 있는 집권 통합당 당사에 불을 질렀으며 북부 카프 아이시앵 등 지역의 정부 청사도 공격했다.

 남부 지역의 항구 도시 르 케예에서는 특히 큰 피해가 발생했다.

 시위대가 현지 선관위 사무소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1명이 유엔평화유지군의 총격을 받아 숨졌고,인근 지역에서도 2명이 사망했다.시위대는 이 지역에서 경찰서를 습격,무기를 탈취하기도 했다.

 이 지역에서 전직 상원의원을 지낸 한 인사는 “공공기관 건물 90%가 불탔으며 은행과 가정집도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티 2대 도시인 카프 아이시앵에서는 시위대와 군경 간 총격전이 발생,시위대 1명이 사망했다.

 폭력 시위가 격화되자 아이티 정부 당국은 유일한 국제공항인 포르토프랭스 공항을 폐쇄했다.

 선거 감시단은 마르텔리가 최종 선거결과에 따라 결선투표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마르텔리 측은 집권당의 셀레스틴과 함께 하는 결선투표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마르텔리는 이날 현지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임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옳지 않은 선거 결과로 아이티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마르텔리는 하지만 “비폭력 시위는 시민의 권리”라고 규정,폭력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물론이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등도 이날 한목소리로 시위대에 자제를 호소했다.

 아이티 임시 선관위는 전날 야당의 미를란드 마니가와와 집권당의 셀레스틴이 각각 31.37%,22.48%로 1,2위를 차지해 내달 20일 치러지는 결선투표에 진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마르텔리가 셀레스틴에 불과 1%포인트도 되지 않는 21.84%로 3위로 밀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선거부정 의혹이 제기됐고,항의는 폭력 시위로 번졌다.

 아이티 대선 최종 결과는 20일 발표될 예정으로 앞으로도 상당한 정치적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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