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유럽 최초 ‘망 중립’ 법적 보장할 듯

네덜란드, 유럽 최초 ‘망 중립’ 법적 보장할 듯

입력 2011-06-13 00:00
수정 2011-06-1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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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다수 지지 속 14일 표결…칠레 이어 두 번째



네덜란드가 유럽에선 최초, 세계적으론 두 번째로 이른바 ‘통신망 중립성’을 법적으로 뒷받침할 전망이다.

13일 라디오 네덜란드 월드와이드(RNW)와 더치 뉴스 등 네덜란드 언론에 따르면, 막심 페르하겐 경제ㆍ혁신ㆍ농업 장관은 오는 14일 하원에서 통신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르하겐 장관은, 야당들이 발의하고 일부 사소한 조항들을 수정한 통신법 개정안에 대해 대부분 정당이 지난 8일 최종 토론 시 동의를 표시해 하원 표결에서 사실상 통과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라고 이날 설명했다.

그는 “‘통신망(網) 중립’에 관한 내용이 골자인 개정 법안은 인터넷에 대한 자유롭고 열린 접근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라면서 법안이 14일 하원에서 통과할 경우 “통신사업자들이 더는 스카이프나 유튜브 같은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에 별도 요금을 부과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통신업체들은 그간 인터넷을 이용한 무료 음성통화 즉, 이른바 음성-데이터 통합 통신(VoIP) 서비스와 이동통신을 이용해 휴대 전화로 비디오를 보는 서비스 이용에 별도로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영국에 본거지를 둔 유럽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은 현재 자사의 3G 통신망에서 스카이프 사용을 차단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공짜 VoIP 서비스 제공업체 등이 늘어나면서 데이터 통신량(트래픽)은 급증하는 반면 유ㆍ무선 통화 및 문자메시지 수입이 격감해 이른바 차세대 통신인 4G 망을 깔 돈이 없다면서 이러한 추가 요금 부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보수 우파인 기독교민주당 소속의 페르하겐 장관은 “정부 각료까지 포함한 의회 다수의 입장은 ‘망 중립성’ 훼손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네덜란드는 ‘자유롭고 열린 인터넷’을 수호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시민들이 인터넷에 자유롭게 접근하는 일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 지를 보여줄 것”이라면서 “시민들은 아무런 간섭 없이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하기 원하는 정보의 선택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에 칠레가 의회에서 유사한 법률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으로써 세계 최초로 ‘망 중립성’ 법률을 뒷받침한 바 있으며, 각국에서 최근 관련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

네덜란드 소비자 단체인 ‘데 콘슈멘텐본트’는 “특정 웹 서비스에 대한 추가 요금 징수는 스카이프나 유튜브 등으로 대표되는 인터넷의 혁신성과 창의성을 크게 저해할 것이며, 소비자들은 요금 부과의 ‘정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개정 법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간 개정안에 대해 필사적으로 저항해온 통신업체들은 페르하겐 장관이 공식 성명을 발표한 이후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하원 표결 토론을 전후해 반대 여론이 공론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의 정당인 자유민주당(VVD)이 당초 통신업체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들에 추가 과금을 허용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내놓았다가 여론의 질타에 밀려 철회한 터여서 네덜란드가 유럽 최초로 ‘망 중립성’ 보장을 입법화하는 일은 기정사실로 보인다고 RNW는 전했다.

개정안에서도 통신업체와 ISP가 포르노나 다른 범죄적인 콘텐츠는 거를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소비자들이 요청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또 통신량 폭주 상태를 해소하고 일반 이용자 보호를 위해 통신업체가 데이터 과다 사용자(헤비 유저)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원활한 전송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망 관리는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EU 디지털 담당 집행위원 넬리 크뢰스는 인터넷 자유 접근을 보장하는 EU 차원의 새로운 규제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페르하겐 장관은 “우리는 망 중립성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다른 유럽국가들도 적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EU와의 대화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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