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주년 맞는 페이스북…미래는?>

<출범 10주년 맞는 페이스북…미래는?>

입력 2014-02-01 00:00
수정 2014-02-0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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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성·지속성 특징…10대 외면 우려로 일부 익명성 도입 검토

세계 최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2월 4일로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대학생이던 마크 저커버그(현 최고경영자(CEO))가 기숙사 친구들과 함께 만든 페이스북은 하버드대생들만 가입이 가능했던 소규모 사이트로 시작해 지금은 월 실사용자 수가 12억3천만명(작년 4분기 기준)에 이르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천510억 달러(163조4천억원)으로,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188조5천억원)와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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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마크 저커버그
◇ ‘실명성’과 ‘지속성’으로 흥해

페이스북 서비스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추구해 온 가장 큰 특징은 ‘실명성’과 ‘지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형성된 관계가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으로 유지·강화되는 경향이 매우 뚜렷하고, 온라인으로만 아는 사람일지라도 대개 한 다리만 건너면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단 시작부터 그랬다.

페이스북은 처음 한 달간은 하버드대 학부생들만 회원으로 받다가 다른 명문대들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과정을 거쳐 가입을 허용하는 대학생의 범위를 점차 넓혀 나갔다.

대학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그 대학 학생이 맞는지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지금도 페이스북 대학 커뮤니티는 이런 방식으로만 가입을 받는다.

페이스북이 초기에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신원이 확실한 명문대생들이 모인다’는 매력이었고, 이 때문에 여기 가입하고 싶어하는 다른 대학의 남녀 젊은이들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 대학가 이어 일반 사용자까지 휩쓸어

페이스북은 이렇게 미국과 캐나다의 대학가를 휩쓸었고, 이어 지인 초대에 의해서만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고등학교별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잘 나가는’ 일부 기업의 임직원들에게도 가입 문호를 열었다. 나라별, 언어별 서비스도 계속 확장했다.

이렇게 해서 페이스북의 실사용자 수는 창립 첫해인 2004년 말에 100만명을 넘었고, 2005년말 550만명, 2006년말 1천200만명, 2007년 10월 5천만명, 2008년 8월 1억명, 2009년말 3억5천만명, 2010년말 6억800만명 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2012년 9월에는 10억명을 돌파했다.

이메일 주소를 가진 13세 이상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한 지금도 페이스북은 실명성과 지속성을 기본 가치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입하려면 지인 추천이나 학교 이메일 계정 확인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커뮤니티가 대부분이고, 특별히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회원이 남긴 글이나 사진은 그대로 보관된다.

모바일 시대 적응도 매우 빠른 속도로 성공했다.

저커버그 CEO가 재작년 초 임직원들에게 ‘모바일 우선’ 정책을 지시한 후 조직이 신속하게 움직인 결과다.

작년 4분기 기준 월 모바일 실사용자는 9억4천5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39% 증가했다. 또 매출 기준 모바일 광고 비중은 2012년 4분기 23%에서 2013년 4분기 53%로 올랐다.

◇다른 SNS의 거센 도전

그러나 실명성과 지속성으로 흥한 페이스북은 최근 트위터(2006년 출범)와 스냅챗(2011년 출범) 등 다른 SNS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특히 전체적으로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면서도 유독 10대 청소년층에서 사용자 이탈이 심한 점도 문제다.

페이스북의 미래가 어둡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페이스북이 겪고 있는 청소년 사용자 이탈 현상의 근본 원인이 바로 실명성과 지속성이라는 서비스의 기본 특성과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면 지인들에게 자신의 글, 사진, 동영상 등을 보여 주게 되는데, 청소년들은 이 때문에 부모나 교사의 감시를 받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 사용을 꺼리는 10대들은 메시지를 주고받은 흔적을 없애 버리는 ‘스냅챗’과 같은 서비스에 열광하고 있다.

◇ 익명성, 일회성, 속보성 보충

이에 맞서 페이스북은 익명성, 일회성, 속보성을 보충하는 앱, 서비스, 기능을 최근에 꾸준히 도입하고 있다.

작년에는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는 사안을 쉽게 표시할 수 있도록 ‘해시태그’와 ‘트렌딩’ 기능을 도입했고, 내주 초에는 뉴스를 모아 보여 주는 ‘페이퍼’라는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자사에 없는 장점이 있어 인수할만한 가치가 있는 신생 서비스를 물색하는 일도 하고 있다.

사진·영상 공유 서비스 ‘인스타그램’을 2012년 인수한 것이나, 불발에 그치긴 했지만 지난해에 스냅챗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또 페이스북 자체뿐만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와 앱을 개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앞으로 페이스북이라는 기업이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 자체에만 의존할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창립자 저커버그의 철학

페이스북 창립자인 저커버그는 공개 발언이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목표가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 문구는 페이스북의 실적 발표나 회사 소개에도 거의 항상 등장한다.

말하자면 이것이 페이스북이 스스로 규정하는 ‘존재 의미’인 것이다.

최근 저커버그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향후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사연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파란색 앱 하나(페이스북 앱)에 모두 압축해서 밀어넣는 것은 미래에는 올바른 포맷이 아니라고 본다”며 서비스 다양화 방침을 밝혔다.

그는 특히 페이스북이 지금까지 철칙으로 삼아 온 ‘실명 로그인’ 방침을 일부 서비스나 앱에서 폐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만약 항상 실제 신원을 밝혀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려야 한다면, 그런 것은 (사용자에게) 부담이 된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10년 후면 틀림없이 좀 더 (실명성과 익명성의) 균형이 잘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5년 안에 페이스북이 데이터를 수집해 사람들의 질문에 답해 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즉 구글이 절대 강자의 위치를 지닌 ‘검색’의 영역까지 페이스북이 SNS를 기반으로 치고 들어가겠다는 뜻이다.

올해 5월에 30세 생일을 맞는 저커버그는 외부 인사들이 여럿 참석하는 회사의 공개 행사에도 후드 재킷에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요즘은 아디다스 샌들을 신지 않고 나이키 운동화를 신는다는 점 정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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