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공공지출 삭감으로 세수부족분 보충
이탈리아 정부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계층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감세 정책을 시행한다.마테오 렌치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연간 소득이 8천 유로(한화 1천147만원)∼ 2만6천 유로(3천729만원)인 국민에게 내달부터 매달 80유로의 소득세 감면 혜택을 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국민 6명 중 1명꼴인 약 1천만명이 감세 혜택을 보며, 이에 따라 민간 소비심리가 다소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또 법인세를 10% 인하하고, 공공부문 기관장 연봉 상한선을 24만유로(3억4천400만원)로 책정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감세에 따른 세수 부족분은 이미 예고한 공공부문 지출 삭감분으로 메울 계획이다.
렌치 총리는 4억 유로의 국방비를 포함해 21억 유로의 정부 지출을 줄이기로 했으며, 공무원 월급 상한도 24만 유로(3억4천400만원)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국방비 삭감 내역에는 F-35 전투기 구입에 배정된 예산 중 1억5천만 유로가 포함됐다.
지방정부가 출자한 가스와 전기 등 공공기업은 3년 내 8천 개에서 1천 개로 줄이고, 지방정부의 지출 내역은 온라인 공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경쟁력 강화와 사회정의’라는 이름이 붙은 이 정책은 곧바로 시행되지만 60일 이내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렌치 총리는 “감세로 인한 세수부족분은 올해 69억 유로, 내년에 150억 유로”라며 “지출을 줄여 부족분을 메우겠다”고 말했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재무장관은 감세로 이탈리아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 0.3% 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같은 정책은 지난 20년간보다 더 높은 수준의 국내총생산(GDP)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구조개혁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올해 초 사상 처음으로 실업률이 13%를 돌파했으며 15∼24세의 실업률은 42% 대까지 치솟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달 들어 로마에서는 정부의 긴축정책과 고용유연화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수십 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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