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죄’ 외치다 숨진 중국인 軍위안부 장례식>

<’일본 사죄’ 외치다 숨진 중국인 軍위안부 장례식>

입력 2014-04-19 00:00
수정 2014-04-1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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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배소송 돕던 일본인들도 조전 보내 ‘사죄 요구’ 다짐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군위안부 책임 추궁에 앞장서다가 숨을 거둔 중국인 피해자 리슈메이(李秀梅)씨의 장례식이 18일(현지시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등이 전했다.

이날 산시(山西)성 위(盂)현 시옌(西烟)진 베이(北)촌에서 치러진 장례식에는 유족들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유족들은 리씨가 지난 10일 밤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인해 8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떴다고 장례식 참석자들에게 설명했다.

중일전쟁 때 일본군에 위안부로 끌려간 고인은 1995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이듬해 중국인 위안부 피해자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법정에서 진술하는 등 대일 책임 추궁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산시성 위안부문제 민간조사원 장솽빈(張雙兵)씨는 “소송을 제기한 뒤 끊임없이 일본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해 온 고인은 눈을 감기 직전까지 한시도 마음을 늦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리씨가 고혈압과 뇌경색 등 지병으로 고생하면서도 자신을 만날 때마다 소송에 진전이 있는지를 묻곤 했다고 소개했다.

정오 무렵 장례 연주와 폭죽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하관의식에 따라 리씨가 영면에 드는 순간 참석자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일본의 사죄와 법적 책임 인정을 보지 못한 채 안타깝게 세상을 뜬 그를 보냈다.

이날 장례식에는 리씨가 일본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여러 일본인들도 조전을 보내 명복을 빌었다.

이들 일본인은 조전에서 군위안부 피해자인 리씨가 한을 품은 채 숨을 거둔데 대해 가책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일본 정부가 진정으로 역사적 죄행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도록 하는데 힘을 기울여 나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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