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담배사, 폐암사망 흡연자에 24조원 배상”

美법원 “담배사, 폐암사망 흡연자에 24조원 배상”

입력 2014-07-20 00:00
수정 2014-07-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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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 배심원 징벌배상 평결…州내 수천건 소송 중 최고액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다가 폐암으로 숨진 남성의 부인에게 담배제조업체가 24조원이 넘는 거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미국 법원 배심원단의 평결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재판부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심원단 평결을 수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판결이 선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州) 펜사콜라 법원 배심원단은 19일(현지시간) 미국 2위의 담배회사 R. J. 레이놀즈가 흡연 위험성을 알리는 데 소홀했기 때문에 남편이 숨졌다는 부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레이놀즈에 손해배상금 1천680만 달러(한화 173억4천만원)에다 징벌적 배상금 236억 달러(24조3천억원)를 함께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징벌적 배상은 민사재판에서 가해자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배상금을 내게 하는 제도다. 한국에서는 손해액에 상응하는 배상만 인정하고 있다.

이번 평결은 플로리다주 흡연자와 유족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낸 수천 건의 소송 중 배상액이 가장 많다.

플로리다에선 2000년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흡연자들의 집단소송에서 1천450억 달러(약 150조원)의 징벌적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1심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으나 항소심과 주대법원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주대법원은 흡연이 질병을 유발할 뿐 아니라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이를 토대로 흡연자 및 유족의 개별 소송이 줄을 이었다.

이번 사건의 원고 신시아 로빈슨도 남편이 20년 이상 담배를 피우다 36세였던 1996년 폐암으로 숨진 뒤 집단소송에 참여했다가 2008년 레이놀즈를 상대로 개인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측 대리인은 이번 평결에 대해 “배심원단은 담배제조업체가 더 이상 담배의 중독성이나 치명적인 화학 물질에 관해 거짓말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레이놀즈의 제프리 레이번 부회장은 “극단적으로 과도하고 주법으로나 헌법으로나 용인될 수 없는 평결”이라며 즉각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레이놀즈는 담배 카멜과 살렘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플로리다에서는 레이놀즈를 비롯한 담배회사들에 이미 수천만 달러 규모의 배상 판결이 내려진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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