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 주지사의 ‘이중 잣대’…대권가도 빨간불>

<미 텍사스 주지사의 ‘이중 잣대’…대권가도 빨간불>

입력 2014-11-17 00:00
수정 2014-11-1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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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한 정적은 위협…정작 자신은 알코올중독 보좌진 두둔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경선에 출마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는 릭 페리(64) 텍사스 주지사가 ‘이중 잣대’로 구설에 올랐다.

페리 주지사는 주(州) 정부 기금으로 운용되는 ‘공공진실성위원회’(PIU)의 수장으로, 지난해 음주운전 유죄 판결을 받은 로즈메리 렘버그 트래비스 카운티 검사장에게 자진 사임하지 않으면 예산 570만 달러를 주지 않겠다고 위협했다가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자신은 알코올에 중독돼 음주 운전 유죄 판결을 받은 보좌진 3명을 감싸고 심지어 승진시킨 사실이 지역 일간지 댈러스 모닝 뉴스의 보도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페리 주지사가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전형적인 자가당착에 빠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댈러스 모닝 뉴스는 16일(현지시간) 페리 주지사가 1990년, 2006년 두 번이나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의 신세를 진 웨인 로버츠를 중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1년 주 예산 편성 책임자로 승진한 로버츠는 2009년 주 연금보고이사회 위원으로 영전한 뒤 2012년부터 페리 주지사가 승인해 만든 텍사스 암예방연구소(CPRIT) 위원도 겸임하는 등 주지사의 측근으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로버츠는 2006년 음주 운전으로 체포된 사실을 페리 주지사 측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페리 주지사의 대변인인 트래비스 컨시든은 “투표로 선출된 공무원인 렘버그 검사장과 임용 공무원인 로버츠는 직무가 다르다”며 옹색한 답변을 내놨다.

페리 주지사는 또 각각 2003년, 2009년 음주 운전으로 상대방 차를 들이받아 입건된 검사 2명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처를 내리지 않았다.

이에 반해 음주 운전으로 체포된 뒤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리긴 했으나 이후 유죄를 순순히 인정하고 징역형도 받아들인 렘버그 검사장에게 페리 주지사는 정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유난히 가혹하게 대했다고 댈러스 모닝 뉴스는 전했다.

페리 주지사는 대통령에 당선된 조지 W 부시 전 텍사스 주지사의 뒤를 이어 2000년부터 14년간 텍사스 주 정부를 이끌어왔다.

말실수와 상식 부족으로 2012년 대선 당내 경선 중 중도 사퇴한 적이 있는 페리 주지사는 그럼에도 역대 최장수 텍사스 주지사라는 경력을 앞세워 “상원의원보다 주지사 출신이 국가를 경영하기에 알맞다”는 논리로 경쟁력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직권 남용 재판에서 유죄를 받는다면 그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접어야 할 처지에 몰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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