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프랑스테러’ 사전 인지·승인한 듯

IS ‘프랑스테러’ 사전 인지·승인한 듯

입력 2015-01-12 07:35
업데이트 2015-01-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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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알카에다 조직적 공모보다 개인적 친분으로 연결”

프랑스 연쇄 테러범 중 하나인 아메디 쿨리발리가 등장하는 테러 전 동영상이 10일(현지시간) 공개됨으로써 ‘이슬람국가’(IS)가 사전에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동영상을 처음 입수한 테러·극단주의 감시단체 ‘시테’는 이 동영상의 게시자가 IS와 연계된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라고 밝혔다.

쿨리발리가 9일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가 경찰에 사살된 점을 고려하면 그가 테러 전 이 동영상을 촬영한 뒤 IS의 조직원이나 이와 상당히 깊숙이 연결된 인물에 이를 전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쿨리발리에게서 이를 받은 인물은 그가 테러를 실제로 저지르고 살해된 직후 이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다.

따라서 IS 지도부는 자신의 ‘주적’인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대형 테러가 기획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을 공산이 크다.

이번 동영상 공개로 의문이 짙어진 부문은 IS와 알카에다의 조직적 모의 가능성이다.

칼리발리가 인질극 도중엔 물론 테러 전 동영상에서까지 IS의 소속임을 자처하면서 상황이 복잡해 졌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인 쿠아치 형제는 쿨리발리와 달리 IS가 아닌 예멘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쿨리발리의 동영상 공개 전까지 미국과 예멘 정보 당국이 쿠아치 형제와 AQAP의 관계를 확인했고 AQAP도 자신들이 배후라고 자인하면서 AQAP가 테러의 ‘주역’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반면 쿨리발리의 IS 발언은 공포감을 극대화하려는 ‘교란술’로 받아들여졌다.

쿠아치 형제가 벌인 주간지 테러는 상당히 정교하고 계획적이었던 반면, 쿨리발리의 경찰관 총격과 인질극은 상대적으로 충동적이고 단순한 수법이었던 탓이다.

하지만, 쿨리발리는 동영상에서 “쿠아치 형제와 테러를 공모하고 그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고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번 프랑스 사태가 사상 초유의 ‘IS-알카에다 연합 테러’가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게 됐다.

두 조직이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서방을 적으로 삼고 이를 공격해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에 두 조직이 이번 테러에선 일이 진행되도록 최소한 방조하거나 연계했다는 것이다.

현재 공개된 자료로만 보면 AQAP가 라이벌 조직인 IS의 조직원과 자신과 연계된 쿠아치 조직이 테러를 모의한 사실은 몰랐지만, 사전에 쿨리발리의 동영상을 전달받은 IS 측은 이를 인지했을 뿐 아니라 묵인 또는 승인했을 수 있다.

테러 뒤 AQAP는 쿠아치 형제의 샤를리 에브도 테러만 언급했을 뿐 쿨리발리의 경찰관 총격은 거론하지 않았다.

한편에선 두 테러 조직의 조직적 공모보다는 오래된 친분을 유지하던 이들이 개인적 차원에서 자생적 테러를 모의했다는 추정도 나온다.

이들은 모두 2000년대 중반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에 조직원을 모집해 보내는 ‘파리제19구네트워크’의 일원이었다.

테러·극단주의 감시단체 롱워저널은 “AQAP와 IS의 지도부는 매우 사나운 라이벌관계”라며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AQAP의 하리스 알나드하리가 IS를 강하게 비난한 대표적인 인사”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쿨리발리와 쿠아치 형제의 오랜 관계가 두 조직의 경쟁 관계보다 시기가 앞선다”며 “테러를 저지를 때 이들의 ‘우정’이 두 조직 지도부 간 갈등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지하 테러조직에 함께 몸담으며 가깝게 지내다 쿨리발리가 지난해 봉기한 신생조직 IS와 최근 가깝게 지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동영상에서 쿨리발리는 “IS가 칼리파 국가를 선포했을 때(지난해 6월)부터 자신이 IS 조직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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