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올들어 30% 급락…10달러대로 추락하나

국제유가 올들어 30% 급락…10달러대로 추락하나

입력 2016-01-21 10:25
수정 2016-01-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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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투자은행 “10달러 갈 수 있다”…“25달러가 바닥” 전망도

국제유가가 중국의 성장 둔화와 공급 과잉 우려 때문에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올해만 30% 가까이 떨어졌다. WTI는 2014년 7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90달러를 웃돌았지만 1년반이 지난 21일 오전 28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보다 낮은 배럴당 27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 JP모건과 스탠다드차타드 등의 투자은행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가 이처럼 떨어졌을 때는 1996∼1998년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이너스 유가라는 기현상도 생겼다.

미국에서 정유회사가 플린트힐스 리소시스는 노스다코타산 중질유 구매가격으로 배럴당 -0.5달러를 책정했다. 이는 석유생산업자가 유황을 다량 함유한 저품질 중질유를 판매하려면 배럴당 0.5달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중질유는 정제비용이나 저장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노스다코타산 중질유의 2년 전 가격은 배럴당 47.60달러였다.

서부캐나다원유(WCS)는 배럴당 14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주요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는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을 낮추는 핵심 요인이다. 중국과 신흥시장의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국제유가와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에서 셰일가스 붐이 일어난데다 경제제재의 족쇄가 풀린 이란까지 수출을 재개하면 공급 과잉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국제 원유시장이 “공급 과잉에 익사할 수 있다”면서 배럴당 30달러선 아래로 내려온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수요 증가는 둔화하는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은 OPEC 이외 지역의 공급 감소보다 클 것이라고 IEA는 설명했다.

이 기구는 국제 원유 공급이 올 상반기에 배럴당 하루 150만 배럴을 초과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란의 수출 재개를 계기로 중동 산유국들이 앞다퉈 가격 경쟁을 벌여 유가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에너지업계 최고경영자들은 초저유가가 오래갈 것으로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요 약세로 유가는 2017년이나 그 이후까지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RMB 캐피털의 크리스 그래프는 원유 시장과 관련해 “시장에 넘쳐나는 수요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수요가 어디서 나올지 모르겠다”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컨설팅회사 에너지시큐리티어낼러시스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2015∼2030년 원유 수요 증가는 2000∼2015년보다 56%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이미 나왔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배럴당 25달러가 유가의 바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국제금융센터의 오정석 원자재팀장도 “최근 WTI 기준 실질유가는 12달러로 10년간 저유가를 기록했던 1990년대 평균 13달러 아래로 내려갔다”면서 “이를 근거로 배럴당 20달러 중반이면 거의 바닥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국제유가가 경제 기초여건에 따라 떨어지기보다는 금융시장의 급등락, 위안화 환율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패닉상태로 가면 비이성적인 매도세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떨어져 봐야 바닥인지 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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