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인 돈풀기에도 또다시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미국과 영국, 일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으로 돈을 풀어 위기 봉합과 경제성장궤도 복귀를 추진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의 성장둔화에 국제유가는 끝모르게 추락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은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되는 등 갈수록 위기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세계 각국은 또다시 돈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 韓 GDP 4.2배 풀었지만…세계 경제 8년만에 글로벌 위기 직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영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이 대대적인 양적완화에 나선지 8년이 됐다.
금융위기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시장에 풀린 돈은 총 6조 달러(약 7천194조원)에 육박하지만, 세계 경제가 여전히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주요국 금융당국은 추가 양적완화를 고려하고 있다.
각국이 푼 돈은 한국 2014년 국내총생산(GDP) 1조4천103억달러의 4.2배에 달한다.
세계 경제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경제대국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에 그치면서 25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 수출입 총액은 3조9천586억 달러로 전년 대비 8.0% 감소했고 수입 규모는 14.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저도 조작된 통계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원자재 시장이다.
중국이 수입을 줄이면서 원유, 구리 등의 가격이 줄줄이 추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26.19달러까지 떨어져 2008년 7월 고점(145달러) 대비 82% 추락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 선물의 거래 가격은 23일 기준 톤당 4,443.0달러로 2011년 2월 10,190달러 대비 56% 폭락했다.
중국은 세계 구리 소비의 45%를 차지하고 있어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원자재 가격 추락은 원자재 생산국의 경제 위기로 이어졌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던 베네수엘라는 세자리수에 달하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시달린 끝에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러시아는 루블화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의 고통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재정 적자가 1932년 건국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각종 보조금을 축소하는 등 적자를 줄일 방안을 찾고 있다.
일본,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상황도 밝지 않다.
선진국 소재 원자재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는데다 세계 경제의 동력 역할을 하던 중국이 힘을 못 쓰면서 침체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제3차 부채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발 위기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일본의 지난해 3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0.3% 증가해 간신히 경기침체 진입을 빗겨갔다. 유로존도 같은 기간 GDP가 직전 분기보다 0.3%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일본과 유로존의 경기가 지지부진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은 최근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으로 여기에 다른 나라들도 동참할 가능성도 크다.
노무라증권은 “주요 10개국(G10)의 중앙은행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에 통화정책을 완화하거나 적어도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제전문가 “돈풀기는 임시방편…근본적 구조개혁 해야”
전문가들은 양적완화와 같은 통화정책은 임시방편이 될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 구조개혁을 거쳐야 세계경제가 다시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막을 내린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 저명 투자자들은 양적완화 정책이 한계에 도달해, 또다시 돈풀기를 늘리기보다는 다른 방안을 동원할 때라고 지적했다.
제네랄리의 투자운용책임자(CIO) 닉힐 스린반산은 WSJ에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리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면서 “시장은 기적을 기대하는 것을 중단해야 하며, 이제는 재정정책을 동원할 때”라고 지적했다.
엘리엇 운용 CEO 폴 싱어는 WSJ에 “중앙은행들이 지금까지 해온 양적완화를 2배로 늘린다면 중앙은행과 종이화폐 자체, 일부 통화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면서 “채권과 주식가격은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선임연구원은 “세계경제가 불안한 것은 돈풀기의 힘으로 가려졌던 고령화와 저성장, 과잉공급, 수요위축이라는 민얼굴이 다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임시방편을 중단하려 하다 보니 세계경제가 성장궤도로 복귀하지 않고 오히려 추락에 직면해 있다는 게 공포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세계경제는 1929년 대공황을 거쳐 살아난 듯하다가 1935∼37년 다시 추락했던 상황과 유사하다”면서 “공급과잉이 심각하기 때문에 상당히 혹독한 구조조정과 자원재배분 과정을 거쳐야 세계경제의 기초체력이 향상돼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미국과 영국, 일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으로 돈을 풀어 위기 봉합과 경제성장궤도 복귀를 추진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의 성장둔화에 국제유가는 끝모르게 추락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은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되는 등 갈수록 위기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세계 각국은 또다시 돈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 韓 GDP 4.2배 풀었지만…세계 경제 8년만에 글로벌 위기 직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영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이 대대적인 양적완화에 나선지 8년이 됐다.
금융위기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시장에 풀린 돈은 총 6조 달러(약 7천194조원)에 육박하지만, 세계 경제가 여전히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주요국 금융당국은 추가 양적완화를 고려하고 있다.
각국이 푼 돈은 한국 2014년 국내총생산(GDP) 1조4천103억달러의 4.2배에 달한다.
세계 경제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경제대국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에 그치면서 25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 수출입 총액은 3조9천586억 달러로 전년 대비 8.0% 감소했고 수입 규모는 14.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저도 조작된 통계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원자재 시장이다.
중국이 수입을 줄이면서 원유, 구리 등의 가격이 줄줄이 추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26.19달러까지 떨어져 2008년 7월 고점(145달러) 대비 82% 추락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 선물의 거래 가격은 23일 기준 톤당 4,443.0달러로 2011년 2월 10,190달러 대비 56% 폭락했다.
중국은 세계 구리 소비의 45%를 차지하고 있어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원자재 가격 추락은 원자재 생산국의 경제 위기로 이어졌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던 베네수엘라는 세자리수에 달하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시달린 끝에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러시아는 루블화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의 고통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재정 적자가 1932년 건국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각종 보조금을 축소하는 등 적자를 줄일 방안을 찾고 있다.
일본,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상황도 밝지 않다.
선진국 소재 원자재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는데다 세계 경제의 동력 역할을 하던 중국이 힘을 못 쓰면서 침체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제3차 부채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발 위기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일본의 지난해 3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0.3% 증가해 간신히 경기침체 진입을 빗겨갔다. 유로존도 같은 기간 GDP가 직전 분기보다 0.3%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일본과 유로존의 경기가 지지부진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은 최근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으로 여기에 다른 나라들도 동참할 가능성도 크다.
노무라증권은 “주요 10개국(G10)의 중앙은행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에 통화정책을 완화하거나 적어도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제전문가 “돈풀기는 임시방편…근본적 구조개혁 해야”
전문가들은 양적완화와 같은 통화정책은 임시방편이 될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 구조개혁을 거쳐야 세계경제가 다시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막을 내린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 저명 투자자들은 양적완화 정책이 한계에 도달해, 또다시 돈풀기를 늘리기보다는 다른 방안을 동원할 때라고 지적했다.
제네랄리의 투자운용책임자(CIO) 닉힐 스린반산은 WSJ에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리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면서 “시장은 기적을 기대하는 것을 중단해야 하며, 이제는 재정정책을 동원할 때”라고 지적했다.
엘리엇 운용 CEO 폴 싱어는 WSJ에 “중앙은행들이 지금까지 해온 양적완화를 2배로 늘린다면 중앙은행과 종이화폐 자체, 일부 통화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면서 “채권과 주식가격은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선임연구원은 “세계경제가 불안한 것은 돈풀기의 힘으로 가려졌던 고령화와 저성장, 과잉공급, 수요위축이라는 민얼굴이 다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임시방편을 중단하려 하다 보니 세계경제가 성장궤도로 복귀하지 않고 오히려 추락에 직면해 있다는 게 공포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세계경제는 1929년 대공황을 거쳐 살아난 듯하다가 1935∼37년 다시 추락했던 상황과 유사하다”면서 “공급과잉이 심각하기 때문에 상당히 혹독한 구조조정과 자원재배분 과정을 거쳐야 세계경제의 기초체력이 향상돼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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