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니혼게이자이신문 “아이폰 정체, 중국 임금상승 등으로 위기”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 산하 폭스콘이 성장 정체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일본 샤프를 품에 안았지만 그럼에도 “초조해 하고 있다”고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궈타이밍(65) 훙하이 그룹 회장은 2일 샤프 인수계약 뒤 기자회견에서 “기업에 국경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안팎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궈타이밍 훙하이 그룹 회장
최대의 고객인 미국 애플의 성장둔화도 궈 회장을 고민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주력사업인 EMS(전자기기수탁제조서비스)에 의지한 기업 성장이 한계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매출은 목표를 밑돌아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어떤 상황에서도 바퀴벌레처럼 살아남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던 궈 회장이 “성장 둔화에 초조함을 비쳤다”고 신문은 전했다.
훙하이는 사소한 의사결정까지 궈 회장의 결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은 매출 15조엔(약 157조원)의 거대 기업이 되면서 ‘톱다운’식 경영이 작동하기 어렵게 됐다. 세대 교체를 노려 외부에서 영입한 간부들도 1년 만에 절반이 그만들 정도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무엇보다 EMS 의존에서 벗어나겠던 2012년 선언이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관련이나 데이터센터 운영, 통신 등 사업에도 참여했지만 이들 사업이 수익의 기둥이 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샤프의 기술이나 사업 획득이 가져다줄 과실에 대해 훙하이가 거는 기대는 궈 회장을 흥분시킬 정도로 크다고 한다.
궈 회장 한 측근은 “샤프 인수는 훙하이로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할 수 있는 최후의 기회라는 게 궈 회장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샤프뿐만이 아니다. 훙하이 역시 막다른 곳으로 몰리기는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만 샤프’의 과제는 산적하다.누적된 관료주의 체질을 털어낼 수 있을지가 최우선 과제다. 40대 이상 직원의 구조조정 문제도 민감하다.양국 직원들이 화학적 융합을 통해 성장모델을 구축할 지도 변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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