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진 ‘이코노미석증후군’ 여성이 많은 이유…“물 덜 마셔서”

日강진 ‘이코노미석증후군’ 여성이 많은 이유…“물 덜 마셔서”

입력 2016-04-20 10:42
수정 2016-04-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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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횟수 줄이려 수분섭취 억제하면 혈전생길 위험 급속도로 높아져”

구마모토(熊本) 강진과 관련, 승용차안에서 피난생활을 하던 51세 여성이 19일 이른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특히 여성들이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에 걸리기 쉽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항공기 일반석에서 장시간 앉아 있을 때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 돼 심한 경우 혈액 응고로 사망하기도 하는 증상을 말한다. 구마모토 지진의 첫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희생자로 기록된 여성도 폐 혈관에 피가 뭉친 ‘폐혈전색전증’으로 사망했다.

20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17, 18일 이틀간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의 일종인 폐색전으로 현지 사이세이카이(濟生會)구마모토병원에 실려온 환자 10명중 8명이 여성이었다. 이 병이 처음 일반의 주목을 받은 2004년 니가타(新潟)·주에쓰(中越)지진때는 2주 동안 발병한 환자 11명이 모두 여성이었다. 이중 6명이 사망했다.

이번 지진에서도 19일까지 18명이 폐색전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주에쓰 지진 당시 상황을 조사했던 한자와 가즈히코(榛澤和彦) 니가타(新潟)대학 교수(심장혈관외과)는 “차안에서 자거나 피난생활을 계속하면 운동할 기회가 줄어 폐색전을 일으킬 위험성이 매우 빠른 속도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피난생활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은 이유는 화장실에 가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물을 적게 마시기 때문이다.

구마모토 현지에서 환자를 진찰한 미나미다마(南多摩)병원의 구쓰카타 노리요시(朽方規喜) 의사는 “화장실 가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물을 적게 마시는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피가 뭉치는 혈전을 막기 위해서는 조금씩 자주 물을 마셔야 하는데 수분 섭취를 줄이면 혈전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니혼(日本)대학 이타바시(板橋)벼원의 마에타 히데아키(前田英明) 혈관외과부장도 “여성환자가 많은 건 화장실 이용횟수를 줄이려고 용변을 참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 “가까운 곳에 화장실이 없다”거나 “화장실이 붐빈다”는 이유로 수분섭취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국립건강·영양연구소의 미야치 모토히코(宮地元彦) 건강증진연구부장은 “휴대용이나 간이용 화장실을 재난지역에 시급히 전달해 설치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마모토시 담당자는 “피난장소는 많은데 인력이 부족해 대처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제 겨우 현지 보건소 근무자 등을 동원, 피해지역을 돌면서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예방요령을 적은 전단을 돌리기 시작한 상태다.

니가타 대학 한자와 교수가 19일 지진피해가 극심한 마시키초(益木町)의 학교 운동장과 교실 등에서 피난생활을 하는 이재민 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릎 아랫부분의 정맥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검사에서는 4명이 혈전이나 혈전으로 이어지는 막힘 현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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