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가능 시간 일주일 임박…실종자 1천700여 명 가족 발 동동
5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콰도르 강진 현장에서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렸던 한 남성이 4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19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포르토비에호의 5층짜리 호텔 엘가토에서 일하던 파블로 코르도바(51)는 16일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으로 호텔이 붕괴하면서 건물 잔해에 깔렸다.
건물에 있던 모든 사람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됐고, 코르도바의 아내는 남편의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관까지 구입했던 아내는 그러나 지진 발생 3일째인 18일 오후 “살아있다”는 남편의 휴대전화 연락을 받게 됐다.
아내의 신고를 받고 곧장 출동한 구조대는 탐지견과 탐지기를 동원해 잔햇더미 아래에서 코르도바를 찾아 3시간 만에 구출했다.
구조 후 코르도바는 “시멘트 바닥과 머리 사이에 이만큼의 공간이 있었다”고 손바닥만큼의 길이를 보여주며 “당황하지 않기 위해 눈을 감고 침착하려고 애썼다”고 전했다.
그는 주머니에 휴대전화가 있는 것을 발견했으나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코르도바는 기도하고, 큰 소리로 도움을 청하기도 하면서 40시간 가까이 숨 막히는 어둠과 열기 속에서 보냈다. 자신의 소변을 받아 마시기도 했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거의 다 할 무렵 마침내 신호가 잡히기 시작했고, 아내에게 전화해 자신의 생존 사실을 전할 수 있었다.
코르도바는 일부 타박상과 등의 자상 외에 큰 부상은 없는 상태다.
그에 앞서 만타 지역에서도 쇼핑센터에 깔렸던 이들이 32시간 만에 구조되는 등 극적인 생환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살아서 구조된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으며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들도 상당수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에콰도르 강진 사망자는 19일 오후 507명으로 증가했다
앞서 디에고 푸엔테스 에콰도르 내무차관은 실종자 2천 명에 달한다고 말해 이중 생사가 확인된 사람을 빼도 여전히 1천7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생존자 구조 가능성도 점점 희박해지는 가운데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더딘 구조작업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에콰도르 키토의 크리스티안 리베라 긴급구조대장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심각한 부상이 없는 사람이 붕괴 현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일주일”이라며 “일주일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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