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인니에 “‘마약혐의’ 필리핀인 사형수 법대로 하라”

두테르테, 인니에 “‘마약혐의’ 필리핀인 사형수 법대로 하라”

입력 2016-09-13 13:25
수정 2016-09-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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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서 마약 운반 혐의로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은 자국민의 사형 집행을 용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인도네시아를 방문,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필리핀 여성 매리 제인 벨로소(31) 사건과 관련, “인도네시아 법을 따르고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이 전했다.

벨로소는 2010년 4월 가방에 헤로인 2.6㎏을 숨겨 인도네시아에 입국한 혐의로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았다. 가정부 일자리를 구하던 그녀는 친구가 연루된 마약 조직에 속아 가방에 마약이 담겼는지 몰랐다고 항변했다.

벨로소는 2015년 4월 사형 집행 직전에 마약 운반을 주도한 피의자가 붙잡히면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형이 보류됐다.

당시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가 인도네시아에 사형 집행 중단을 요청했으며 일반 시민들의 구명 운동도 벌어졌다.

조코위 대통령이 12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벨로소의 사형에 찬성했다고 공개하면서 필리핀에서 벨로소 사건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레일라 데 리마 필리핀 상원의원은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도 사형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벨로소 구명 노력을 접었다고 비판했다.

해외 거주 필리핀인의 권익옹호 단체인 MI의 개리 마르티네스 회장은 “벨로소 가족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벨로소 같은 마약매매 피해자를 비롯해 해외 필리핀인의 권익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과 외무장관이 즉각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페르펙토 야사이 외무장관은 “벨로소에 대한 사형 집행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사형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사법 절차를 존중하고 어떤 결정이든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한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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