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인들 “미 대선 후보 둘다 싫지만 투표한다면 클린턴”

아랍인들 “미 대선 후보 둘다 싫지만 투표한다면 클린턴”

입력 2016-11-03 09:54
수정 2016-11-0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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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브 설문 조사…47% 기권·굳이 고르라면 78% 클린턴

중동과 북아프리카 아랍인들의 절반 가까이는 미국 대통령 선거권을 준다 하더라도 후보가 싫어 기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투표하겠다는 아랍인들의 44%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9%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사우디 일간지 ‘아랍 뉴스’와 영국 여론조사업체인 ‘유고브’(yougov)가 함께 실시한 설문결과 3일 나타났다.

아랍계 18개국의 3천1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4∼21일 이뤄진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47%는 두 후보가 모두 흡족하지 않아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스티븐 셰익스피어 유고브 대표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두 후보에 대한 열광적 분위기가 거의 없다”고 총평을 내렸다.

그는 그래도 대통령으로서 아랍 세계에 도움이 될 인물을 굳이 뽑으라고 강요할 때 78%가 클린턴을, 22%는 트럼프를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미군 지상군 파병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했다.

응답자 54%는 수니파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한 미군의 지상군 파병을 반대했으나 지지 비율도 46%로 적지 않았다.

아울러 응답자의 44%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이 체결한 핵 합의를 차기 미국 대통령이 백지화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이 이란에 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대신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는 게 그 협정의 골자다.

응답자의 90%는 자국 안보가 위협받는다면 응답자가 속한 국가의 국경을 추가로 통제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워 미등록 이민자들을 차단하겠다는 트럼프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일부 수긍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한편 낙태에 대해서는 89%가 성폭행에 따른 배태나 임신부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을 제외하곤 용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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