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루액·고무탄 등으로 대응
미국 전역에서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당선인 반대 시위에 유리병 투척과 기물파손 행위가 등장하는 등 시위가 격화하는 양상이다.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미국 곳곳에서 시작된 ‘반(反) 트럼프’ 시위는 이날 밤에도 뉴욕과 일리노이주, 캘리포니아주 등 각지에서 계속됐다.
특히 시위대는 고속도로 점거를 넘어 인근 상점 창문을 부수고, 불을 피우는 등 이전보다 과격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일부 도시에서는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액과 고무탄을 사용하며 대응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4천 명이 시내를 행진하며 “우리는 트럼프 당선인을 거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폭죽을 터뜨리거나 상점과 자동차 대리점에 주차된 차량 유리를 깨기 위해 돌과 야구방망이를 사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시위를 ‘폭동’이라고 표현하며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유리병과 쓰레기통을 던지는 시위대를 밀치며 26명을 체포했다. 동시에 시위대 해산을 위해 섬광탄과 고무탄, 최루액을 동원했다.
해당 시위 주최 측은 공공기물파손 행위를 비난하면서 현장을 청소하는 것을 높겠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인근에서도 시위대가 거리에 불을 지르거나 창문을 깨고, 최소 7개 기업 건물에 스프레이로 낙서했다. 이들은 경찰과 서로 밀치며 대치했고, 이 가운데 11명이 체포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이보다는 평화적인 시위가 진행됐지만, 도로 점거 등으로 185명이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 1명이 부상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고등학생들이 ‘트럼프 축출’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나의 대통령은 아니다”라고 외치며 행진했다. 이들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현수막과 멕시코 국기를 흔들었고, 민주당 텃밭인 이곳 행인들은 시위대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연대감을 표시했다.
덴버에서는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점거, 교통이 30분가량 마비됐다.
뉴욕과 시카고에서는 사람들이 트럼프 타워 밖에 모여 반대 구호를 외쳤고, 필라델피아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는 500명이, 볼티모어에서는 수백 명이 시위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재향 군인의 날’을 맞아 국민에게 통합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재향 군인의 날은 “미국 전역에 불화를 드러내는” 격한 선거운동 후에 오곤 한다면서 “하지만 미국인은 본능적으로 서로 반대편에서 고립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우리의 공통된 신념에서 힘을 찾아내고, 우리의 위대한 다양성으로부터 통합을 이루고, 어렵더라도 그러한 힘과 통합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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