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경선 첫 TV토론서 트럼프 사전 질문 입수 공방
미국 보도 전문채널 폭스뉴스의 여성앵커 메긴 켈리의 자서전 출간을 앞두고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저자인 켈리 간 진실공방이 펼쳐지고 있다.1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NYT는 전날 서평란에 켈리의 자서전 ‘더한 것에 만족하라’(Settle for More)을 소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경선후보 첫 TV토론 전 질문지를 입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는 자신에 불리한 질문을 켈리가 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폭스뉴스 경영진에 거세게 항의했다고 NYT는 털어놓았다.
지난해 8월 6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폭스뉴스 주최 첫 공화당 경선후보 토론을 하루 앞두고 트럼프가 첫 번째 질문이 자신을 겨냥한 비판성 질문임을 알고 항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켈리는 이날 저녁 트위터에 “기록을 위해 밝힌다. 내 자서전에는 트럼프가 사전에 토론 질문을 입수했다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면서 “트럼프가 그렇게 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실제로 당시 TV토론에서 켈리는 “당신은 트위터에서 당신이 싫어하는 여자들을 뚱뚱한 돼지나 개, 속물, 역겨운 동물로 불렀다”면서 여성 비하 발언을 신랄하게 캐물었다.
이에 흥분한 트럼프는 토론 후 켈리를 ‘빔보’(Bimbo·섹시한 오모에 머리 빈 여성을 폄하하는 비속어)라고 부르는 등 각종 막말을 퍼부어 켈리의 인지도를 높여줬다.
또 토론 당일 켈리가 누군가 ‘약물이 든 커피’를 마시고 몸 상태가 안 좋아졌고 이는 의도적으로 토론을 방해하려 한 것이라는 내용을 놓고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NYT는 켈리가 토론 당일 ‘지나치게 열성적인’ 운전기사가 토론 장소로 데려다주면서 커피를 강요해 마셨는데 갑자기 몸이 안 좋아졌다면서 토론진행 테이블 밑에 쓰레기통까지 준비해둬야 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하지만 켈리는 “내가 토론 당일 몸이 안 좋았던 것은 배탈이 났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켈리가 이처럼 즉각 반박에 나선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토론 질문 사전 입수 문제가 향후 예상치 못할 파문을 낳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은 토론 질문을 사전에 입수해놓고 대선 과정에서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의 질문지 사전 입수 논란을 거세게 공격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레이더 온라인(Radar Online)은 켈리의 자서전에는 로저 에일스 전 회장이 승진을 미끼로 잠자리를 요구하는 등 켈리를 성희롱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해 8월 공화당 경선 후보 간 첫 TV토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자서전이 출간되는 15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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