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GPS 고장’ 원인 찾았다”

“치매 환자 ‘GPS 고장’ 원인 찾았다”

입력 2017-01-20 09:44
수정 2017-01-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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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평소 다니던 곳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유가 밝혀졌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메디컬센터 알츠하이머병-뇌 노화 연구소(Institute for Research on Alzheimer‘s Disease and Aging Brain)의 카렌 더프 박사는 치매 환자가 평소 다니던 길을 찾지 못하는 것은 공간위치 기억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내후각피질(entorhinal cortex)의 기능이 신경세포 안의 타우 단백질 엉킴으로 손상됐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9일 보도했다.

치매는 신경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가 응축을 일으키고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서로 엉켜 신경세포를 파괴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후각피질에서 공간위치 기억을 담당하는 격자세포(grid cell)들이 세포 안의 타우 단백질 엉킴으로 균형을 잃으면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게 된다는 사실이 쥐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더프 박사는 밝혔다.

공간 속을 이동하면 격자세포들이 주변 환경 ’지도‘를 만들어 기억에 저장하는데 세포 내부의 타우 단백질이 뒤엉키면 이러한 기능을 활성화하는 세포들만 죽거나 손상되고 반대로 이러한 기능을 억제하는 세포들만 남아 격자세포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시 말해 공간기억을 활성화시키는 격자세포들은 죽고 공간기억을 억제하는 세포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내후각피질에서 타우 단백질 엉킴을 유발시킨 늙은 쥐들과 정상 쥐들의 격자세포를 전기생리학적 방법으로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격자세포의 균형이 깨진 쥐들은 여러 형태의 환경에서 진행한 공간인지 기능 테스트에서 정상 쥐들에 비해 길을 잘 찾지 못하고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이 결과는 치매 환자의 공간기억 상실을 경두개 뇌 자극(transcranial stimulation)이나 심부 뇌 자극(deep-brain stimulation) 또는 광선요법(light-based therapy)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더프 박사는 지적했다.

또 초기 단계의 치매를 진단하는 방법으로 공간이동 인지기능 테스트의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치매 환자는 5명 중 3명이 자주 다니는 곳에서 길을 잃고 헤맨다. 이는 보통 치매 초기 단계에서 시작된다.

이 연구결과는 ’뉴런(신경세포)‘(Neuron) 온라인판(1월 19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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