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오 美 CIA 국장 내정자, ‘물고문 부활’ 가능성 내비쳐

폼페오 美 CIA 국장 내정자, ‘물고문 부활’ 가능성 내비쳐

입력 2017-01-22 17:09
수정 2017-01-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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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정보위 서면답변…“중대 정보수집에 방해되면 현행법 바뀔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지명된 마이크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가 특정한 환경에서는 물고문의 일종인 ‘워터보딩(waterboarding)’을 심문 기법으로 동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2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폼페오는 지난주 상원 정보위원들의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에서 “현재 허용된 심문기법은 육군야전교범(AFM)에 포함된 것으로 한정된다”면서 “그런 정책의 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나는) 열려있다”고 말했다.

워터보딩이란 포로의 얼굴을 천으로 덮고 물을 부어 극심한 고통을 주는 물고문의 한 형태다. 당하는 사람에게는 익사하는 느낌을 주고 호흡곤란, 폐나 뇌 손상 등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폼페오는 “내가 인준을 받으면 육군야전규범이 CIA에 똑같이 적용되는 게 국가를 위한 정보 수집에 방해가 되는지 CIA 전문가들과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워터보딩과 같은 심문기법이 현행법상 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관련 법이 수정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폼페오는 “전문가들이 현행법이 중대한 정보 수집에 방해가 된다고 본다면 그런 차질이 무엇인지 현행법을 바꾸는 데 어떤 권고가 적합한지 파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폼페오의 이 같은 답변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첫 행보로 CIA 본부를 방문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CIA 국장은 상원이 감청 같은 사안과 관련한 폼페오 내정자의 입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인준 표결을 오는 23일까지 연기하면서 현재 공석이다.

폼페오는 자신의 청문회에서는 ‘트럼프가 고문의 부활을 요청한다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의원 질의에 “절대 따르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그런 지시를 내릴 것으로 상상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폼페오는 의원 시절이던 지난 2014년에는 강화된 심문기법의 사용을 지지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물고문을 통해 얻어낸 정보를 다른 방법으로도 획득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취지의 CIA 연구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작년 초 공화당 경선 때부터 “물고문보다 훨씬 더한 것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폼페오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는 물고문을 포함해 과거에 동원되던 포로 심문기법을 옹호하는 대표적 인사였다.

하지만, 트럼프 안보팀은 상원 청문회에서는 일제히 고문에 반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지명자는 워터보딩과 다른 형태의 유사한 고문을 금하는 현행법을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물고문을 금한 제네바협약을 지키겠다는 다짐도 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명자도 “물고문은 효과적이지 않다. 차라리 담배나 맥주를 제공해주고 원하는 걸 얻어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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