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서 발견된 아기 시신, 1000㎞밖 해변까지 떠밀려왔다

노르웨이서 발견된 아기 시신, 1000㎞밖 해변까지 떠밀려왔다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6-08 20:56
수정 2021-06-0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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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해협을 건너다 사망한 18개월 유아 아르틴 이라네저드.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해협을 건너다 사망한 18개월 유아 아르틴 이라네저드. 로이터 연합뉴스
“작년 10월 영국해협 건너다 보트 전복”
영국해협 건너가 보트 뒤집혀 사망
시신 발견 5개월여만에 신원 확인
영국해협을 건너다 실종된 남자 아이의 신원이 뒤늦게 확인됐다.

8일 CNN방송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노르웨이 남서부 카르뭬이섬 해변에서 아기의 시신 1구가 발견돼 현지 경찰이 신원을 밝히기 위해 조사한 결과, 이 시신은 18개월 된 쿠르드계 이란인 아르틴 이라네저드로 확인됐다.

이 아기는 지난해 10월27일 가족과 함께 프랑스 북부에서 영국으로 가려고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너던 도중 실종됐다.

노르웨이 경찰은 아르틴의 부모는 물론 10세 미만인 누나, 형 모두 보트가 뒤집히는 바람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전복 사고 직후 이들 가족 4명의 시신은 수습됐지만 아르틴은 두 달 뒤에서야 카르뭬이섬 해안가에서 발견된 것이다. 아르틴이 탄 보트엔 불법 이주자 19명이 함께 탔고 영국해협에서 전복됐다.

그가 실종된 영국해협과 시신이 발견된 노르웨이 카르뭬이섬은 직선거리로 약 1000㎞ 떨어진 곳이다.
영국해협을 건너다 사망한 아르틴 이라네저드가 입었던 옷. EPA 연합뉴스
영국해협을 건너다 사망한 아르틴 이라네저드가 입었던 옷. EPA 연합뉴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됐을 당시 지역 사회에서 유아 실종 신고가 없었고, 아르틴이 입은 옷이 노르웨이 상표가 아니어서 노르웨이인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신원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법의학 연구진은 지난주 노르웨이에 사는 쿠르드계 중 아르틴의 친척을 찾아냈고, DNA를 대조해 신원을 밝혀냈다.

이란 현지 언론들은 이란에 살던 아르틴의 가족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끝에 지난해 전 재산을 밀입국 알선업자에게 주고 터키, 이탈리아, 프랑스를 거쳐 영국해협을 건너려 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북부에서 소형 보트로 영국해협을 건너 영국을 향하는 불법 이주자 문제는 영국과 프랑스의 주요 현안 중 하나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이런 방법으로 영국행을 시도한 이주자는 9551명이었고 이 중 6명이 소형 보트의 전복 또는 좌초로 사망했고 3명이 실종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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