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의 라인 에네르기 슈타디온 인근에서 유로 2020 조별리그 F조 3차전 독일과 헝가리의 경기를 보는 관중들이 무지갯빛 조명에 둘러싸여 있다. 쾰른 AFP 연합뉴스
이날 무지갯빛 아래서 열린 경기는 성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차별한 헝가리에 대한 항의의 뜻이었다. 헝가리에서는 지난 15일 학교 성교육이나 18세 이하 미성년자 대상의 영화와 광고 등에서 동성애 묘사를 금지한 법안이 집권당의 주도로 의회를 통과했다.
소아성애 퇴치를 목표로 하겠다는 취지지만, 인권단체들은 이 법이 실질적으로는 성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며 시위를 벌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유로 2020 조별리그 F조 3차전 독일과 헝가리의 경기에 앞서 무지개 깃발을 든 한 남성이 국민 의례 중인 헝가리팀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뮌헨시는 이날 성 소수자 권리를 제한한 헝가리에 대한 항의로 경기장을 무지갯빛 조명으로 비추려 했으나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를 불허했다. 뮌헨 AP 연합뉴스
그는 “이 법안은 명백히 성적 지향에 근거해 사람들을 차별한다”며 “이는 인간의 존엄성, 평등, 인권 존중이라는 EU의 근본적 가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웨덴 등 10여 개 EU 회원국도 공동 성명을 통해 해당 법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민이 23일(현지시간) 헝가리와의 유로 2020 조별리그 F조 경기가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진행되던 시각 도이체방크 파크 스타디움에 무지개빛 조명이 켜진 것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AFP 연합뉴스
프랑크푸르트 AFP 연합뉴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EU국들의 이같은 비난에 대해 “최근 채택된 헝가리의 법안은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부모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18세 이상인 사람들의 성적 지향에 관한 권리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아무런 차별적 요소를 담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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