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양자택일 문제 아니다
…접종 확대와 부스터샷 동시 가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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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40억회분 이상의 백신이 투여됐는데, 이 중 80% 이상이 세계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중상위 소득 국가에 돌아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WHO가 각국 인구의 최소 10%가 9월 말까지 백신을 맞게 하자고 제시한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5월에 고소득 국가는 인구 100명당 약 50회분의 백신을 접종했는데, 그 이후 2배가 돼 지금은 거의 100회분”이라며 “그 사이 저소득 국가는 100명당 1.5회분만 투여할 수 있었다”고 개탄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델타 변이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모든 정부의 염려를 이해한다”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가운데 이미 전 세계 백신 공급의 대부분을 사용한 국가들이 그것을 더 사용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고소득 국가로 가는 백신 대부분을 저소득 국가로 가게 하는 전환이 시급하다”며 전 세계 백신의 공급을 통제하는 소수의 국가와 기업들에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특히 한 달 뒤 예정된 주요 20개국(G20)의 보건장관 회의를 언급하며 “코로나19 대유행의 진로가 G20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의 요청은 백신 최대 보유국이자 부스터샷을 검토 중인 미국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은 즉각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WHO의 우려에 대해 “우리는 확실히 잘못된 선택으로 느낀다”면서 “우리는 (각국 접종 확대와 부스터샷 접종) 둘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부스터샷을 권고하기로 결정할 경우 미국에 충분한 백신 물량이 있을 것이라며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스터샷이 필요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고령층과 면역 취약층 등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까지 1억 1000만회분의 백신을 전 세계에 기부했으며 내년까지 5억회분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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