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 7개월 아기 혼자 남았습니다”…영국 아빠의 호소

“아프간에 7개월 아기 혼자 남았습니다”…영국 아빠의 호소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9-02 23:16
수정 2021-09-02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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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온 15일 된 남자 아기가 가족 및 다른 피난민들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 탑승구를 타고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 있는 임시 게이트에서 미 적십자사의 담요를 덮고 자고 있다. 해외 미군 거주지 중 가장 규모가 큰 곳 중 하나가 수천 명의 아프간 피난민을 위한 교통 요충지에 도착한다. AP 연합뉴스 2021-09-01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15일 된 남자 아기가 가족 및 다른 피난민들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 탑승구를 타고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 있는 임시 게이트에서 미 적십자사의 담요를 덮고 자고 있다. 해외 미군 거주지 중 가장 규모가 큰 곳 중 하나가 수천 명의 아프간 피난민을 위한 교통 요충지에 도착한다. AP 연합뉴스 2021-09-01
아프간에 홀로 남은 7개월 혼혈 아기
여권 발급 도중 탈레반 점령
항공편도 끊겨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이후 생후 7개월 된 아기와 생이별하게 된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2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인 A씨과 아프간인 아내 B씨는 지난 1월 아프간에서 딸 아이를 출산했다.

영국에서 거주했던 이들 부부는 탈레반의 위협이 도사리던 아프간에서 아기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가족을 만나러 아프간에 잠시 갔던 아내가 영국 신분증을 현지에서 분실하면서 출산 전에 영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됐다. 남편 A씨 역시 아내 곁에 머물기 위해 지난 12월 아프간에 입국했다.

지난 3월, 아기가 태어난 후 부부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아기의 영국 여권을 신청했다.

그런데 아기의 여권 발급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이후 5월 아기를 아프간에 있는 B씨의 친정집에 맡기고 B씨는 영국 비자를 갱신하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영어에 능통하지 못한 아내를 위해 남편 A씨도 같이 영국으로 돌아가 비자 발급을 도왔다. 하지만 아기의 경우 영국 여권이 발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국 입국이 허락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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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항 도착한 아프간 피란민 가족들
미 공항 도착한 아프간 피란민 가족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피란민 가족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챈틸리 공항에 도착한 뒤 버스를 타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2021-09-01 챈틸리 AP 연합뉴스
아기의 여권 발급이 지연되는 와중에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수중에 넣으며 아프간 전역을 점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아기의 여권은 지난달 29일에서야 발급이 됐다. 하지만 이미 카불 국제 공항으로 향하는 모든 항공편이 끊기면서 부부는 아프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아기를 돌보고 있는 외조부모는 영국·미국군을 도운 이력이 있어 탈레반의 보복이 닥칠까 봐 우려하고 있다.

A씨는 “여권 발급에 시간이 덜 들었다면 딸은 지금 우리와 함께 있을 것”이라며 영국 정부가 아기의 여권을 빨리 발급해주지 않은 데 대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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