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앞마당 대서양에 첫 해군기지 추진
지부티 이어 서아프리카서 워싱턴 감시
미국의 쿼드·오커스 등 아·태 견제 ‘맞불’
中 우주 능력도 2030년쯤 美 추월 전망
“발사 위성 수만 2배… 믿을 수 없이 추격”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밀정보를 입수해 “중국이 해군의 활동 반경을 넓히고자 아프리카 서부 적도기니에 군사기지를 세우려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17년 홍해 연안 지부티에 아프리카 첫 군사기지를 건립했지만 미국의 앞마당인 대서양에서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군이 괌과 오키나와 기지로 베이징·상하이를 견제하듯 중국군도 적도기니로 워싱턴·뉴욕을 감시한다는 구상이다. 미 동부해안과 마주 보는 곳에 중국의 군함과 핵잠수함이 드나드는 시설이 들어서면 미국으로선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적도기니는 인구 140여만명의 소국으로 1979년부터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대통령이 40년 넘게 집권 중이다. 독재국가이다 보니 주민 여론과 관계없이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고 중국 군사기지 설치를 결단할 수 있다.
미 정보기관들은 2019년부터 중국의 의도를 알아채 면밀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올해 4월 스티븐 타운젠드 미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이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의 가장 큰 잠재적 위협은 대서양 연안에 해군 시설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속내가 담겨 있다. 지난 10월 존 파이너 미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직접 적도기니를 찾아가 “중국의 제안에 응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때마침 중국의 우주 능력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데이비드 톰슨 미 우주군 부사령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여전히 우주 분야 세계 최고지만 중국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추격한다”며 “해마다 우주에 발사하는 위성 수만 해도 미국의 두 배나 된다”고 전했다. 톰슨 부사령관은 “우리도 접근법을 바꿔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중국이 미국을 10년 안에 추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에도 그는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이 중국과 러시아에 뒤처졌다”며 “특히 중국이 믿기 힘들 만큼 위력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톰슨 부사령관의 주장에는 ‘중국의 위협’을 명분 삼아 우주군 예산을 늘리려는 의도가 녹아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군사 능력이 괄목한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2021-12-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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